블루투스 이어폰 제조업체 모비프렌 허주원 대표, CJ E&M 때문에 도산 위기 처했다며 단식 농성

[뉴스엔뷰 김소윤 기자] CJ E&M 때문에 도산 위기에 처했다는 블루투스 이어폰 업체 모비프렌의 허주원 대표가 한 달 가까이 단식을 이어오고 있다.

광화문에서 천막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모비프렌 허주원 대표(11일)
광화문에서 천막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모비프렌 허주원 대표(11일)

대기업 무선사업부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지난 2007년 모비프렌을 론칭한 허 대표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선정받기도 했다. 그런 기업의 대표인 그가 삭발을 하고 광화문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그는 현재 CJ E&M의 갑질 때문에 기업이 망할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16년 8월 모비프렌은 CJ E&M과 계약을 맺었다. 계약에 따르면 올해 12월까지 CJ E&M이 모비프렌의 블루투스 제품을 독점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모비프렌은 CJ E&M의 판매를 신장시켜주겠다는 등의 제안을 수락해 상품 거래 계약을 맺었다. CJ E&M은 해당 계약으로 모비프렌의 온‧오프라인 국내 독점 판권을 가져갔다.

계약 내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계약기간(2016년 8월~2018년 12월) 동안 CJ E&M은 연도별 최소 구매 금액대로 제품을 사야한다. 연도별 최소 구매 금액은 각각 2016년엔 13억 6000만 원, 2017년 40억 원, 2018년 45억 원이다.

모비프렌 측에 따르면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지난 2016년 8월 4억 9000만 원 어치의 제품을 구매한 CJ E&M이 이후 구매량을 줄여 2016년 총 구매액수가 연도별 최소 구매 금액보다 미달 되는 8억 8900만 원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모비프렌 허 대표의 주장
모비프렌 허 대표의 주장

게다가 모비프렌에 따르면 기존 모비프렌의 유통망이 CJ E&M 때문에 붕괴됐다. 모비프렌은 CJ E&M과 판권 계약 전 전국 1000여 개 매장에 입점됐었다고 주장한다. 거래처는 하이마트 전체 매장과 이마트 전체 매장, 교보핫트랙스 등이었다.

그런데 CJ E&M과 계약 이후 거래처들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현재 판매처는 이마트, 올리브영 등 150여 개 매장밖에 없다. 계약 종료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모비프렌 입장에선 암울한 상황인 셈이다.

온라인 판매처도 사정이 좋지 않다. 계약 전 모비프렌은 5개 유통업체와 거래를 했지만 현재 온라인 판매처가 단 한 군데뿐이라는 것이 모비프렌의 설명이다.

CJ E&M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자사 관련 사업부가 계약을 진행했고 당시 예측하지 못한 상황(타사 경쟁 제품의 인기) 때문에 유통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다. 남은 계약기간동안 계약 금액에 맞춰 물건을 다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은 또 모비프렌이 판매처 인수인계를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도 펼쳤다. 그러면서 그간 밝혀온 중소기업의 역갑질이라는 주장도 변함이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인기 아이돌 워너원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등 노력도 기울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허 대표는 워너원이 출연한 광고도 지속적으로 나오지 않고 한 달만 나오고 말았고 CJ E&M에서 불량 케이스를 납품하고 사용설명서를 넣지 않아 모비프렌 브랜드 가치도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모비프렌의 허 대표는 본지에 “사업을 하면서 80억 원을 투자했고 10년 간 이익이 나지 않다가 CJ E&M과 계약 직전 처음으로 이익이 났었다. 계약을 진행하면 더 날개를 달 줄 알았는데 추락했다. 현재 CJ E&M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했고 허위사실유포로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CJ E&M과 모비프렌은 서로 상생할 방법을 찾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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