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임단협 부결…직원 불만 담긴 포스트잇과 플랜카드 붙은 교보생명 로비

[뉴스엔뷰 김소윤 기자] 교보생명 노조 임금단체협약이 부결된 가운데 현재 교보생명 로비에 노사갈등이 드러나는 문구가 담긴 포스트잇과 플랜카드가 붙어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보생명 로비에 붙은 포스트잇
교보생명 로비에 붙은 포스트잇

업계에 따르면 지난 30일 교보생명 노조는 전체 노조원을 대상으로 임단협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했고 이 결과 반대 우세로 부결됐다. 재협상이 진행 중인 현재 교보생명 로비에 직원들이 붙인 것으로 추정되는 플랜카드에는 ‘회사는 조합원의 뜻을 겸허히 받아 조합원이 납득할 수 있는 안을 다시 제시하라’라는 내용 등이 담겼고 포스트잇엔 ‘회사가 망신스럽다’ ‘돈보다 신의’ 등의 회사를 원망하는 직원들의 성토가 적혀있었다.

부결된 임단협의 주 내용은 직무급 제도 도입인데 내년부터 기존 기본급을 축소하는 대신 직무급을 신설, 직무에 따른 보상을 차별화한다는 내용이었다. 사원급 직원이 과장급 직무를 수행하면 과장급 직무급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직원들은 회사 인사부서, 영업 책임자 등에게 직무 배치권이 집중돼 직원들을 부당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하위 직급자들이 반발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단협 제시안에 담긴 기본급 인상률도 직원들의 불만을 산 것으로 보인다. 제시안에 따르면 부장‧차장 직급의 기본급 인상률은 1%, 과장 직급은 2%, 대리‧사원 직급은 2.2%였다.

이 가운데 교보생명은 창립 60주년 기념 격려금으로 월 기본급 300%에 달하는 금액 지급을 약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부결이 되어 노조원들이 사측의 격려금에 넘어가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 로비에 있는 플랜카드
교보생명 로비에 있는 플랜카드

노조 관계자는 이와 관련 “회사가 제시한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어 재협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포스트잇의 내용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것”이라며 “아직 임단협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과정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교보생명은 국내 대표적인 대외적 이미지가 좋은 기업으로 꼽힌다. 교보생명 신용호 창립자는 지난 1941년 곡물 회사를 설립해 장사 수익금을 독립운동 자금에 보탠 인물로 전해진다. 이후 교육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겠다며 세계 최초로 교육보험을 만들었다.

그런데 내부 직원 일부는 대외적인 이미지만 좋으면 뭐하냐며 사내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음을 익명 게시판 등을 통해 이전부터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로비에 써붙은 포스트잇 내용 중엔  ‘밖에서 보는 눈 무서워말고 안에서 죽어가는 눈을 좀 보시오’ 라는 문장도 써 있었다. 결국 임단협 부결과 회사에 대한 불만 내용이 담긴 포스트잇 등으로 노사갈등 상황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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