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전승수 기자] 호남 비하 논란을 일으킨 홍보물을 만들어 물의를 일으킨 한국도로공사가 회수 조치와 사과를 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예산 낭비를 했다는 지적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사투리 홍보물 관련 사과문 = 한국도로공사 홈페이지 갈무리
사투리 홍보물 관련 사과문 = 한국도로공사 홈페이지 갈무리

27일 한국도로공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투리로 제작한 만화 홍보물로 심려를 끼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해당 홍보물은 민원으로 인해 배포된 지 두 달 도 안 된 시점에 회수됐는데 미리 다각도로 검토하지 못한 도로공사가 예산을 낭비한 셈이다.

문제의 홍보물은 ‘미납통행료 홍보여행’이라는 주제로 지난 7월 한국도로공사 부산경남본부가 만들었다. 문제가 된 이유는 통행료를 내지 않은 이가 호남 사투리를 사용하고, 통행료 납부를 독촉하는 이가 영남 사투리를 쓴다는 점에서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의도가 의심된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홍보물에 따르면 “고속도로 운행 중에 미납통행료 있다고 연락 와부러당께”라며 호남 사투리로 말하면 영남 사투리로 “뭐라카노. 통행료 제때 안내면 어찌 되는 줄 아나”란 말을 하며 대화를 하는 식이다. 통행료를 내지 않은 이가 호남 사투리를 쓰고 미납을 꾸짖는 이가 영남 사투리를 썼다는 점에서 지역 감정을 일으킨다는 지적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본지에 문제의 홍보물과 관련 “포스터 300매, 리플렛 3000매를 만들어 제작해 7월 말 휴게소 등에 배포‧부착했다. 민원이 제기돼 9월 초에 철거됐는데 미처 다 떼지 못한 것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가 된 홍보물을 제작하는 데 든 비용이 100만원이 넘는다. 100만원이 넘는 예산을 도로공사의 실수로 낭비한 셈이다.

예산 낭비 지적에도 도로공사 측은 문제의 홍보물에 대해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만들었지만 미숙했던 점이 있던 것 같다”면서 “홍보물 관련자에 대해 공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문제 삼지는 않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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