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닝페이퍼에 깨알 정답 적어

[뉴스엔뷰 이유정 기자] 경찰이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과 쌍둥이 딸을 검찰에 넘겼다.

12일 서울 강남구 서울수서경찰서에서 열린 숙명여고 문제유출 사건 수사결과 발표에서 전 교무부장 A씨와 두 딸들에게서 압수한 압수물들이 놓여져 있다.
12일 서울 강남구 서울수서경찰서에서 열린 숙명여고 문제유출 사건 수사결과 발표에서 전 교무부장 A씨와 두 딸들에게서 압수한 압수물들이 놓여져 있다.

12일 서울 수서경찰서는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 당사자인 전 교무부장 A씨와 쌍둥이 자매를 업무방해 혐의로 각각 구속·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쌍둥이들은 A씨가 유출한 문제와 정답을 암기장에 적고 이를 포스트잇에 옮겨 적어 '컨닝페이퍼'를 만들었다. 이를 시험 날 가져가 외운 정답을 빠르게 시험지에 옮겨 적었다.

컨닝페이퍼라는 의심을 받는 포스트잇에는 객관식·주관식 정답이 정확히 적혀 있었다. 해당 포스트잇은 가로 10·세로 3의 크기로 어른 손바닥 보다 작았다.

쌍둥이가 실제 시험을 치렀던 시험지에는 포스트잇보다도 더 작은 글씨로 정답 목록을 적어둔 흔적이 발견됐다.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총 5번의 정기고사 시험지 및 정답을 유출, 이를 숙명여고에 재학 중인 자신이 쌍둥이 딸에게 알려줘 학업성적관리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2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검찰은 당일 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다만 쌍둥이 자매는 미성년자라는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아울러 시험문제 유출 방조한 혐의로 전 숙명여고 교장과 교감, 정기고사 담당 교사는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앞서 경찰은 쌍둥이 휴대전화 메모장에서 영어 서술형 문제 정답,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전 과목 정답이 적힌 메모, 빈 시험지 등 유출 정황을 다수 입수했다.

A씨가 올해 1학기 중간·기말고사 시험지 금고 보관일 당시 근무 기록 없이 야근을 했고, 문제 유출 의혹이 불거진 8월 이후 자택 컴퓨터를 교체한 것 역시 혐의를 뒷받침할만한 정황으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숙명여고 비상대책위원회는 학교 측에 진심 어린 사과를 촉구하면서 문제 유출로 피해를 입은 재학생들을 구제하기 위해 쌍둥이 자매의 퇴학과 0점 처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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