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지난 2014년 완공 이후 지금까지 임직원 연수원으로 사용 중”

[뉴스엔뷰 김소윤 기자]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이 개인 별장을 지으려 회삿돈 203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오리온 이화경 부회장 = 포털 사이트
오리온 이화경 부회장 = 포털 사이트

남편 담철곤 회장과 같은 혐의 받게 된 이화경 부회장

24일 경찰청은 “이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다”며 “건축과정, 건축물의 구조, 건축 관련자들의 진술, 관련 판례, 기타 여러 정황증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혐의가 인정돼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과 같은 혐의로 조사받던 남편 담철곤 오리온 회장은 증거가 부족해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경찰은 지난 3월부터 이 부회장이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일대에 개인이 사용할 목적으로 지하 2층에서 지상 2층 구조로 이루어진 호화별장을 신축하며 법인자금을 쓴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여왔다.

당초 경찰은 담 회장을 해당 혐의의 주도자로 보고 조사했으나 참고인 진술을 종합한 결과 이 부회장이 별장 신축에 필요한 부지를 선택하고 자재를 고르는 등 모든 과정을 주도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건물과 관련 2층에 위치한 야외욕조의 경우 벽면이 통유리로 돼 있고 여러 명이 들어갈 수 없는 크기로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야외욕조 뿐만 아니라 요가룸, 와인창고 등 연수원 목적으로 사용하기엔 부적절한 구조를 이 부회장의 혐의에 대한 객관적 증거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이 부회장이 갤러리라고 주장하는 1층 공간엔 벽난로가 설치돼있었다. 벽난로는 자칫 작품을 오염시킬 수 있어 갤러리에 두기엔 부적절해 보인다.

오리온, 별장이 아닌 연수원이라 주장…조경민 전 사장도 언급해

이 부회장은 경찰의 판단에 대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해당 조사에서 “해당 건물은 별장이 아니라 연수원, 갤러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건축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리온 측은 본지에 “담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이 개인적으로 해당 건물을 사용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지난 2014년 완공 이후 지금까지 임직원 연수원으로 사용 중”이라며 직원들이 해당 건물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내왔다.

건물 설계와 관련해선 “설계도상에만 요가룸 등이 있을 뿐이며 실제 건물엔 존재하지 않는다. 야외욕조는 연수원 용도에 맞지 않아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는 시설”이라고 해명했다.

오리온은 또 “해당 건물 시공사는 당시 조경민 전 전략담당사장이 운영을 총괄했던 건설사 메가마크였다. 설계부터 시공, 내부 인테리어까지 모든 의사결정은 조 전 사장이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오리온이 해당 건물의 시공을 주도했다고 지목한 조 전 사장은 담 회장 부부의 비리 의혹이 담긴 탄원서를 검찰에 제출했던 인물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조 전 사장은 과거 담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지던 오리온의 실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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