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지속된 조직문화… 개인 갈등으로 치부

[뉴스엔뷰 한성원 기자] LG하우시스 생산직 근로자들이 같은 팀 동료들로부터 집단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로 인해 우울증은 물론 자살에 이른 직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사측은 이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을 내놨지만 조직적으로 수년간 지속된 이 같은 행태를 몰랐는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LG하우시스 직장 내 집단 괴롭힘 피해자 모임은 지난 17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년 동안 팀장, 실장 등이 특정 근로자 6명을 따돌리고 투명인간 취급을 했다심지어 후배 사원들로부터 반말과 욕설을 듣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LG하우시스 옥산공장 생산팀에 소속된 이들 6명은 노동조합에 우호적이라는 이유로 이 같은 취급을 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팀장의 비호 아래 선배들로부터 기수 열외를 당했고, 까마득한 후배들로부터는 반말과 욕설을 듣는 등 모욕을 감수해야 했다.

소위 왕따를 당하던 직원과 어울렸다는 이유로 또 다른 따돌림이 이어졌다.

집단 따돌림을 당한 직원들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잔업과 휴일근로에서 배제돼 급여는 반토막이 났고, 산재를 당해도 은폐를 종용당하기 일쑤였다.

참다못해 타부서 근무를 요청했지만 팀장은 번번이 이를 반려했다.

정신적 고통까지 더해 불안, 대인기피, 자살충동은 물론 팀장에 대한 살인충동까지 호소하는 직원도 생겼다.

지난해 4월 자살한 직원의 경우 직접적인 원인과는 별개로 왕따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로 인해 생산팀에서 최근 2년간 15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노동인권센터 관계자는 회사 내에서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 등의 문제가 수년간 지속돼 왔고 올해 1월에는 이로 인한 폭행사건이 발생했는데도 사측에서는 어떠한 실태조사나 개선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사측에서 이번 사건의 원흉으로 지탄받고 있는 팀장을 비호하고 비인간적인 조직 문화를 눈감아 온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측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집단 괴롭힘과 따돌림이 아닌 개인 간의 갈등으로 치부하고 있다.

이직률이 높은 것은 생산팀의 업무강도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촉발한 조직 내 왕따 문화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말을 아꼈다.

다만 해명자료를 통해 회사 내에서 특정 팀장 주도로 집단 괴롭힘과 따돌림이 있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해당 팀의 조직 구성원들이 조직문화를 개선해 달라는 요구가 있어 노사 합동으로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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