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봉 대표, 자리보전 위해 ‘농업지원사업비’ 올렸나

[뉴스엔뷰 이동림 기자] 서기봉 농협생명 대표가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농협중앙회에 내고 있는 브랜드(명칭) 사용료를 줄이기는커녕 더 올려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농협생명 본사. 사진= 농협생명
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농협생명 본사. 사진= 농협생명

본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농협생명의 최근 3년간 명칭 사용료는 증가 추세다. 실제 농업지원사업비 명목으로 중앙회에 내는 사용료는 2015302억 원, 2016496억 원, 2017526억 원이였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7월 농협생명에게 경영유의 2건과 개선사항 20건 등을 통보하면서 중앙회에 내는 명칭 사용료를 줄이라고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서 대표는 농협사장 취임 후 중앙회에 명칭 사용료를 더 올려 지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농협생명은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농협 명칭 사용료는 농협 사업구조개편 이후 지난 2012년부터 도입 됐다. 이후 안정적인 교육지원사업 재원 조달 목적으로 농협 법, 정관에 근거해 농협금융 계열사들은 ‘NH’라는 브랜드를 사용하는 데 따른 대가를 매 분기 중앙회에 지불하고 있다.

그런데 농협생명의 수익이 악화되고 있으니 과다한 명칭 사용료를 줄여야 한다는 반면 조합원들의 권익을 위해 농협지원사업비를 늘여야 한다는 안팎의 의견이 팽팽하다는 게 농협생명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농협의 입장을 조율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금감원의 권고사항을 반드시 지켜야 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서기봉 대표, 자리보전 위해 명칭 사용료올렸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서 대표가 금감원의 온당한 지적마저 거부하고 명칭 사용료를 올린 것은 자리보전 때문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 문제는 내달 열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금융지주와 그 자회사에 부과되는 명칭사용료가 과도하면 금융지주 수익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서 대표의 낙하산 인사 논란도 재조명 될 전망이다. 서 대표는 지난해 내정 당시 이 문제로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그가 농협은행에서만 일했고 보험 관련 경력이 없어 보험업에 관련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서 대표는 전남 구례 출신으로 중앙회 광주금융사업부 부본부장도 맡아 전남 나주 출신인 김병원 중앙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농협금융 측은 서 대표는 신경분리 이전에 은행 지점에서 일하면서 보험업무도 일부 취급했기 때문에 보험 관련 전문성이 아예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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