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대학생 감전 사망사고가 발생한 CJ대한통운의 한 물류센터에서 해당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B씨 사고 당시 현장 모습 = YTN 갈무리
B씨 사고 당시 현장 모습 = YTN 갈무리

CJ대한통운, 대학생 감전 사고 이후 ‘입막음’ 지시했나?

24일 CBS에 따르면 대전 대덕구 문평동에 위치한 CJ대한통운 택배 물류센터에서 최근까지 일했던 27살 A씨는 “감전사고 발생 다음 날 출근해보니 관리자가 수 십 명을 모아 놓고 조회시간에 ‘사고와 관련한 이야기를 어디 가서 하지 말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 “안전교육을 받았다고 얘기하라고 시켰다”며 “사고가 나기 전엔 안전 교육이 한 시간도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사고 이후 한 시간씩 교육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안전교육을 받은 것처럼 거짓말을 하도록 지시한 셈이다.

A씨가 일했던 물류센터는 지난 6일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하던 23살 대학생 B씨가 컨베이어벨트 인근에서 감전되는 사고가 발생했던 곳이다. B씨는 감전으로 인해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진 이후 열흘만인 지난 16일 새벽 사망했다.

A씨에 따르면 해당 물류센터는 감전 사고가 발생하기 이전에도 레일이 갑자기 멈춰 작업자의 손가락이 레일에 껴서 잘렸던 사고와 레일 틈으로 작업자의 발이 껴 복숭아 뼈가 으스러졌던 사고가 발생했던 장소다.

심지어 “일하다 부상을 입은 노동자가 산재처리 등을 요구하면 사측이 CJ대한통운에서 일할 수 없도록 제재를 가하는 것을 뜻하는 ‘블랙’으로 기록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CJ대한통운, 사망 노동자 유족의 철저한 조사 요구에도 “확인 어렵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은폐 시도 정황에 대해선 확인이 되지 않는 사항이다. 현장에 있던 노동자들이 단기간만 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면서도 “현장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외부에서 필요하지 않은 오해를 막기 위해 현장에서 그런 이야기가 오갔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추측 한다.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데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도 경찰이 모를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블랙’이란 단어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한편 알려진 바에 따르면 B씨 유족은 “다시는 우리 아들에게 벌어진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 철저한 조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B씨 유족은 “누전이 됐으면 바로 차단기가 내려가야 하는 것 아니냐. 누전이 되는 곳이란 것을 직원들이 알고 있었으면서 왜 접근 금지 등의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고 청소를 시킨 것이냐”고 울분을 토했다.

유족은 또 안전관리 교육에 대해서도 지적하며 “안전관리 교육과 관련해 누전에 대한 이야기 없이 매뉴얼을 보여주며 물류센터니 조심하라고 했다는 게 전부”라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사측은 B씨의 사고 이후 해당 물류센터의 여러 안전사고 전력이 거론되고 있는 점, B씨 사고에 대한 현장의 은폐 의혹이 나오고 있는 점 등과 관련해 적극적인 진상 조사나 구체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B씨와 관련한 보도가 계속 나가게 되면 B씨 유족의 감정이 안 좋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등 불필요한 추측성 언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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