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미국 대선, 브렉시트를 예견한 유일한 데이터인 구글 트렌드로 잡아낸 인간의 진짜 속마음이 무엇일까.

책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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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지층은 누구인가?”에 답한 경제학자,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의 슈퍼 베스트셀러 ‘모두 거짓말을 한다’가 출간됐다.

지난 미국 대선 결과를 보면 도널드 트럼프는 흑인, 여러 소수 집단을 모욕했는데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지지층의 부상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수많은 전문가, 여론조사기관, 예측의 신 네이트 실버 모두 결과에 당황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왜 선거 직전까지 드러나지 않았을까? 설문조사에 솔직하게 답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데이터 과학자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는 트럼프 지지층이 심각한 흑인 비하 단어인 ‘깜둥이’를 검색하던 인종주의자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트럼프 지지율이 높은 지역에서 ‘깜둥이’ 검색이 가장 많은 것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해당 지역 사람들이 설문조사원 혹은 친구에게 자신이 흑인을 혐오하고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말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다만 이들은 인터넷에 흑인을 놀릴만한 농담거리를 찾아볼 뿐이다.

‘모두 거짓말을 한다’는 검색 데이터를 이용해 사람들의 숨겨진 진짜 욕망과 생각을 까발리는 책이다. 출간 즉시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가 됐다. 인종주의를 포함해 아동학대, 광고, 종교, 건강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충격적인 인간 본성이 담긴 이 책은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인간과 사회에 관한 지식 대부분이 거짓말로 왜곡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 박사과정에 있는 동안 스티븐스 다비도위츠는 구글 트렌드를 이용해 오바마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손해 본 표가 얼마나 되는지 연구했다. 구글 트렌드는 특정 단어가 지역별, 시간별로 얼마나 자주 검색되는지를 알려주는 구글 서비스다. 2008년 11월 오바마가 당선된 그날, 일부 주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보다 ‘깜둥이 대통령’을 더 많이 검색했다. 그리고 ‘오바마’가 들어간 검색어 100개 중 1개에는 ‘kkk’나 ‘깜둥이’가 포함돼 있었다. 백인 국수주의자들의 사이트 〈스톰프런트〉의 검색과 가입도 평소보다 10배 늘었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는 지역별 인종차별적 검색률을 토대로 미국의 인종주의 지도를 만들었는데 놀랍게도 트럼프 지지율을 표시한 지도와 일치했다. 지금 학계는 미국 대선과 브렉시트를 예견한 유일한 데이터인 구글 트렌드가 앞으로도 국제적으로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예견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모두 거짓말을 한다 / 더퀘스트 /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 지음 / 이영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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