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마다 빙수 가격 '꼼수' 인상, 혜택은 본사만 가져가나?

[뉴스엔뷰] 빙수업체 설빙이 여름철 성수기를 노리며 2년 연속 가격인상을 했다.  가격 인상 혜택을 가맹본부만 독식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7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한소협)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설빙은 시그니처메뉴 인절미 설빙을 비롯 치즈 설빙, 초코브라우니 설빙 등 총 6가지 제품가격을 각각 1000원 씩(최대 12.9%) 인상했다. 지난해 제품 가격을 평균 3.8% 인상한 가운데 올해도 평균 11.3% 인상하며 가격 인상을 이어오는 모양새다.

그런데 가격인상이 가맹본부의 수익성을 높이는 결과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설빙 가맹본부 재무제표를 한소협이 비교분석한 결과 매출원가율은 지난 2016년 26.0%에서 2017년엔 25.4%로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률이 2016년 2.9%에서 2017년 8.6%로 3배 정도 증가한 것이다. 이에 한소협은 설빙이 작년 가격인상으로 수익성을 강화한 것으로 판단했다.

최근 가맹본부와 가맹점간 ‘상생’이 화두지만 이와 달리 설빙은 가맹본부가 가격 인상 혜택을 독식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지난해 설빙 가맹점당 매출액은 전년대비 0.9% 감소했다. 반면 가맹본부 매출액은 전년 대비 22.8% 상승한 것에 따른 분석이다. 이 같은 이유 때문인지 설빙은 직영점을 제외한 가맹점 수가 2016년 444개에서 2017년 23개 감소한 421개로 나타났다.

지난 6일 설빙 측 관계자는 이 같은 가격 인상 독식 의혹에 대해 “설빙의 가맹본부는 각 가맹점주 매장에서 판매하는 매출액의 2%를 브랜드 로열티로 받고 있어 가격 인상 혜택을 가맹본부만이 받는 것은 불가하다”며 “2017년 본사 매출액 22.8% 증가는 해외 사업과 신규 가맹점 유치 등의 요인이 있다”는 해명자료를 내놨다.

이어 “각 가맹점주님들의 비용 부담 없이 본사 전액 부담으로 약 10억 규모의 광고 집행 및 신 메뉴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이면서도 광고 집행 시기, 신 메뉴 개발 규모 등을 밝히지 않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이에 대해 한소협은 지난 10일 “매출액의 2% 로열티를 받고 있다면, 가맹점당 매출액이 증가해야 가맹본부도 매출액이 증가하는 구조인데, 2017년 가맹점당 매출액은 전년 대비 0.9%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오히려 가맹본부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22.8% 증가했다.”며 “가맹본부의 답변에 따르면, 가맹본부도 비례하여 매출액이 감소되어야 되지 않은지 의문이 제기된다. 그러므로 가맹본부에서 가격 인상의 혜택을 독식하고 있지 않은 지 의심스럽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본지에 답변했다.

11일 설빙 측은 “각 가맹점의 매출을 파악할 수 없다”며 ‘가맹본부의 매출 증가한 것과 달리 2017년 가맹점당 매출액은 전년 대비 0.9%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말을 부정했다. 하지만 본부가 가맹점당 매출액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은 가맹점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지적에 설빙은 “본사가 가맹점당 매출액을 파악은 하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수치 자료를 공개하는 것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설빙 측은 이날 '작년 본사 매출액이 22.8% 증가한 것이 가격인상 때문만이 아닌 해외 사업, 신규 가맹점 유치 등 요인이 있다고 한 것'과 관련 구체적 자료가 없기 때문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지적에 "자료를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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