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물컵 갑질' 논란을 빚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1일 경찰에 출석했다.

폭행 및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소환된 조씨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강서경찰서에 도착했다.

사진 = 뉴시스
사진 = 뉴시스

조씨는 폭행 논란과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4년 전 언니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모습과 닮은꼴이다.

조씨는 광고 회의 도중 대행사 직원에게 음료가 든 컵을 던지고 회의를 중단시키는 등 폭행 혐의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조씨가 사람을 향해 유리컵을 던진 사실이 확인되면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또한 폭언과 위협이 자주 있었다면 '상습폭행' 혐의도 적용할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 의혹에 대해서도 내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 이사장이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는 제보가 이어지면서 내사에 착수했다.

조 전 전무의 '물컵 갑질' 녹취파일이 공개되면서 촉발된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이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중년 여성이 바닥의 공사 자재를 걷어찬 뒤 여성 작업자에게 삿대질하고 서류뭉치를 빼앗아 바닥에 던지는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동영상을 JTBC에 공개한 제보자는 2014년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 공사를 진행할 당시 촬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이 이사장의 전 운전기사가 SBS에 제보한 음성파일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야 이 개XX끼야", "X놈의 개XX 어유", "죽어라 이 XX 같은 개XX들아"라며 쉬지 않고 욕설과 고성을 내질렀다.

전문가들은 이 이사장이 철저한 을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 같은 모습을 보인 데 대해 상당히 심각하다고 입장을 내놨다.

그런 식으로 행동해도 불이익이나 처벌이 없었던 문화와 조직의 문제가 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2014'땅콩 회항'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 전 부사장이 다시 거론되기도 했다.

경찰을 비롯한 국토교통부, 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을 비롯해 한진그룹 전반에 대한 불법·탈법을 조사하고 있다.

관세청은 현재 총수 일가가 연루된 대한항공의 조직적이고 상습적인 탈세와 밀수 혐의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공정위는 대한항공 기내에서 판매되는 면세품 수익이 부당하게 한진그룹 일가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렇게 여론의 질타가 거센 가운데 조 회장은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두 딸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도록 조치하는 한편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그룹 경영인의 갑질 논란은 봐 왔지만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갑질 논란에 휩싸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연이어 터지는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갑질 형태는 조 회장에 대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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