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청년들이 사회적 서비스를 해내도록 돕자

서울시는 2016년 말에 젊은 예술가들, 지역문화활동가들을 지원하기 위해서 100억원 가까운 규모의 청년문화예술지원사업을 결정한 바 있다. 청년문제의 일환으로 젊은 예술가들에 특화된 생존과 활로문제를 고민한 결과였지만, 실제 어떤 지원이 적절한가 하는 점에서는 깊은 모색을 해야만 했었다.

공공지원을 더 한다고 예술가를 비롯한 청년들의 고용과 생계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아쉬움을 다른 것으로 임시 해결할 때, 인심을 얻을 수는 있지만 깊은 공감을 끌어낼 수는 없다. 청년 예술가들의 근본적인 결핍을 해소하는 쪽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고민은 계속된다.

​사진 = 서울문화재단사진 = 서울문화재단서울문화재단 2017년 지원프로젝트인 서울을 바꾸는 예술 청년 와이Y  / 사진 = 서울문화재단​
​사진 = 서울문화재단사진 = 서울문화재단서울문화재단 2017년 지원프로젝트인 서울을 바꾸는 예술 청년 와이Y / 사진 = 서울문화재단​

그때나 지금이나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이 놓치지 않아야 할 점들이 있다. 하나는 공공자금으로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있다는 착각을 하지 말자는 것이다. 오히려 청년들의 일거리를 만들어냄으로서 사회 안에서 필요에 의해 예술가들이 할 일을 찾아내도록 돕는 접근을 해야 한다. 시민이 필요로 하는 가치 있는 일을 청년 예술가들이 해낸다는 인식을 주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청년 예술가들이 지원받아야 할 사각지대에 있다는 인식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와져야 한다는 점이다. 예술가들은 사회에서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존재다. 차라리 청년들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예술 활동을 펼치도록 도와야 한다.

청년도 살고 사회도 살자

결국 예술로 청년들이 사회적 서비스를 해내도록 돕는 것, 그리고 청년 예술가들이 독창적인 방식으로 공공의 일감을 창조해내는 시도를 지원하는 것, 이것이 명쾌하고 바람직한 접근이다. 2017년의 서울문화재단의 청년와이는 그런 시도를 잘 해냈지만, 사회적 효과를 만들어내는 면에서는 훨씬 더 분명하게 나아가야 한다.

청년들이 사회적 결핍을 해결하는 예술가가 되도록 돕는 것, 청년 예술가들이 기업이나 시민단체 못지않게 세금으로 지원할 만한 훌륭한 사회적 가치를 가진 존재로 인식되도록 돕는 것이 선진적인 예술의 과제 중 하나다.

청년들이 사회적 예술을 통해 세상을 좋게 바꾸는 활동을 조금 더 본격적으로 육성하고, 지역사회의 결핍을 해소해주려는 청년 문화기획자들에게 집중지원해보자. 한번의 공공자금을 써서 청년도 살고, 사회를 개선하는 민간의 서비스도 증가하게 될 것이다.

한편으로 공공지원을 받는 청년들 중에서 창업이나 예술, 공학 등 위험을 감내하고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도전을 하는 청년들에 대해 주문할 점이 있다. 자신은 창조적인 길을 가기 위해 모험을 하지만, 결국 성장하다보면 사회를 바람직하게 재창조하는 방법을 스스로 던지게 된다는 점이다.

혁신적인 길에 도전한 창의적인 존재들은 결국 사회를 혁신하려는 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결국 혁신적인 사람들은 세상을 바꾸고 사람들을 돕는 질문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하는 예술창작을 통해 사회실험을 모색하도록 청년들을 유도하는 사업을 늘이는 것은 그들 자신의 성장이나 우리 사회를 위해 바람직하다. 순수 예술지원보다 예술을 자원으로 삼아 사회적인 문제들의 해결책으로 쓰는 청년의 열정에 더 많이 지원해야 한다.

그런 일들이 많아져야, 예술에 대한 공공의 지원이 필요한 것이라는 시민의 공감이 커진다. 예술가들의 사회적 존재이유가 분명하므로, 이들의 생활을 사회가 보장해주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진다.

 

안영노 소개

안녕소사이어티 대표. 소셜벤처 및 사회적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으며, 주로 기업간 협업에 기반을 둔 비즈니스 클리닉을 진행하고 있다. 광고대행사 ()DDB코리아 부사장. 서울대공원장을 역임했고, 이전에 문화기획자로 문전성시(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 등 문화정책과 관련된 중요한 개척적인 사업들을 추진했다.

안영노칼럼은,

한국사회에서 창의성과 혁신의 주제를 다룹니다. 기업가정신과 리더십에 관한 문제, 사회적 과제의 해결방향, 공공정책에 관련된 전략과 기획력의 문제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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