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청년들의 목소리

이번 정부가 들어서기 직전부터 2년간 공공정책은 청년들 이야기를 청취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20161110일 판교 콘텐츠코리아랩에서는 수도권 문화기획자와 사회적 기업, 지역혁신가 청년들이 모이는 포럼이 열렸다. 사전에 청년들이 정책건의를 만들어내기 위해 작은 세미나를 빈번하게 열어 실태와 처지를 교감했고, 이 지역정책 포럼을 마친 후 청년들 스스로 정책을 발굴하는 워크숍까지 해냈다.

여기서 얻은 결론은, 공공일자리 창출이나 청년창업로만 몰리는 일률적인 지원제도 대신 사회진입에 실패한 청년들을 지원하고, 휴식을 갖는 청년들이 사회적인 봉사를 할 때 지원하는 제도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들의 입에서 나온 의견은, 사업을 하다가 실패한 청년들의 재기를 돕는 지원, 그리고 사회에 재진입하는 것을 돕는 업그레이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행정이 미처 깊이 생각하지 못 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어떤 청년들을 지원해야 하는가

이런 목소리를 낸 청년들은 공무원이나 대기업 입사를 지향해온 존재들이 아니었다. 예술가, 디자이너, 문화기획자, 사회혁신가, 벤처와 스타트업, 일인미디어와 크리에이터로서 생존하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삶을 택한 존재들이었다. 그리고 대체로 공공영역에서 활동하거나 공익을 중요시하는 인재들이었다.

결국 청년정책은 이런 이들에 맞추어 개선되어야 옳다. 시민운동에 투신하고, 지역사회 혁신을 위해 봉사하고, 사회복지라든지 생활을 혁신하는 공동체 실험을 택한 청년들, 사회적 기업 및 벤처창업의 위험을 감수하고, 공공성이 강한 문화예술 사업 등등 공익에 가까우면서도 보호받을 수 없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길을 가는 청년들 말이다.

이들이 바란 것은 소박했다. 사회보장 제도의 결핍 속에서 생존해온 자들로서, 더 좋은 공공활동을 하기 위해 휴식을 택하고, 여행을 가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는 것이다. 자신이 바라는 사회봉사와 사회기여 프로젝트에 대한 소액 지원, 사회를 개선하는 실험에 들어가는 작은 연구비, 시민을 위한 변화를 모색하는 자로서 자기발전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장학금 같은 것들을 이들은 꿈꿨다.

서로 만나 대화를 나누고 공동작업을 모색할 수 있는 미팅 비용을 지원하고, 청년으로서 봉사와 실험을 전개하는 활동비를 지원하고, 도전과 실패, 재기와 회생, 사회의 재진입에 지원해달라는 것이었다.

청년을 계속 만나는 소통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서울문화재단이 주최한 20161214일 종로에서는 문화예술 관련 청년들의 포럼에서도 지원제도 개선의 목소리가 나왔다. 누구나 쉽게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고, 문화예술인이 까다로운 행정절차를 지키는 비효율을 없애달라고 했다. 지원받은 청년들이 창조에 더 많은 시간을 쓰도록 하자는 것이다.

참여한 청년들은, 경쟁해서 소수만 선정하는 공공지원 방식 대신에 문턱을 낮추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독창적인 소액의 사회적 실험들을 지원해달라고도 했다. 또 청년 눈높이에 맞고 시대에 맞는 적절한 지원을 찾아내기 위해, 기존 공모방식을 넘어선 새로운 지원방식을 꾸준히 발굴하고 적용해달라고 덧붙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복적으로 귀를 열고 의견을 청취하는 청책대화를 여는 것이 답이다. 청책이란, 적정한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시민 당사자들의 애로사항 뿐 아니라 제안을 듣는 일이다.

청책 대화는 일회적이고 일관성 없는 청중토론이 아니다. 순발력 있게 탄력적으로 제도를 개선해나가려고, 지속적으로 그리고 자주 당사자들을 만나 정책수요를 확보하는 노력이다. 정책과 지원제도의 공급자가, 그 수요자인 시민들을 만나, 그간의 개선을 위한 노력과 변화한 것에 대해 보고하고, 조금 더 나은 방법으로 나가가는 것에 대해 또 다시 피드백 받는, 그러한 소통절차다.

 

안영노 소개

안녕소사이어티 대표. 소셜벤처 및 사회적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으며, 주로 기업간 협업에 기반을 둔 비즈니스 클리닉을 진행하고 있다. 광고대행사 ()DDB코리아 부사장. 서울대공원장을 역임했고, 이전에 문화기획자로 문전성시(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 등 문화정책과 관련된 중요한 개척적인 사업들을 추진했다.

안영노칼럼은,

한국사회에서 창의성과 혁신의 주제를 다룹니다. 기업가정신과 리더십에 관한 문제, 사회적 과제의 해결방향, 공공정책에 관련된 전략과 기획력의 문제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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