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커머셜 중심의 재편 위해 현대라이프 지원?

[뉴스엔뷰] 범현대가() 정태영 부회장(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이 현대자동차그룹 금융계열사인 현대라이프생명에 자금조달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영 부회장(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 사진= 뉴시스
정태영 부회장(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 사진= 뉴시스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라이프가 추진한 3000억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최근 현대모비스가 이사회를 열고 불참을 결정하면서 대만 푸본 생명과 현대커머셜이 현대라이프생명 3000억 원 증자를 추진한다.

현대커머셜과 푸본 생명 유상증자 배분율은 5050으로 현대커머셜은 달라진 유상증자 배분율에 따라 기존 6033000만 원에다 현대모비스의 몫인 8967000만 원까지 합쳐 모두 1500억 원을 출자할 방침이다. 푸본 생명도 1500억 원을 출자한다. 이렇게 되면 현대라이프생명의 지분 구조는 푸본생명 49%, 현대커머셜 33.20%, 현대모비스 17.07%로 바뀐다.

문제는 현대라이프생명이 그룹 내 부실 우려가 있는 회사라는 점이다. 이 회사는 6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2년 현대차 그룹에 인수된 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현대라이프생명 누적 순손실액은 2270억 원이다. 누적적자로 현대라이프 지급여력(RBC) 비율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148%이다. 이는 금융당국 권고치 150%를 밑도는 수치다.

정태영 부회장이 부실 계열사를 지원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여기서 나온다. 이에 대해  현대커머셜 측은 증자 계획은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출자 금액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정태영, 현대커머셜 중심의 재편 위해 우회적 지원?...6년째 적자회사에 지원한 이유는 재무 건전성 강화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 금융 계열사들이 현대커머셜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정 부회장은 현대차 그룹의 현대라이프생명(전 녹십자생명) 인수를 통해 생명보험업에 의욕적으로 진출하려 했던 장본인이며, 현재 현대라이프생명 이사회 의장에 올라 있다. 이 때문에 정 부회장이 현대커머셜의 재편을 위해 현대라이프생명을 지원하려는 게 아니냐는 것.

이를 위한 총알도 준비되어 있다. 정태영 부회장, 정명이 고문(정몽구 회장 차녀) 부부의 현대커머셜 지분을 보면 정 부회장은 이 회사 지분 16.66%를 갖고 있는데, 부인인 정 고문(33.34%)의 절반 수준이다.

이 같은 추론이 사실이라면 기업의 경영과 상거래에 대한 법률(상법)과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한 회사기회 유용소지가 있다. 회사기회 유용이란 지배 주주가 회사의 이익을 볼 수 있는 사업 기회를 이용해 자신이 부당하게 이익을 얻는 일을 뜻한다. 이와 관련, 현대커머셜 측은 책임경영과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한 조치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 부회장은 대표적 사위 경영인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둘째 사위다. 그는 20155월 현대·기아자동차의 성장에 발맞춰 금융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이유로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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