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한국 근현대사의 진실을 발굴해 다수의 노동‧역사 소설 등을 집필해온 안재성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다’가 지난달 20일 출간됐다.

창비 = 제공
창비 = 제공

 

북한 노동당 청년간부 신분으로 한국전쟁에 참여했다 포로로 잡혀 10년간 감옥 생활을 겪은 실존 인물 정찬우의 수기를 바탕으로 전쟁의 참상을 그려내는 이 책은 독자에게 역동적인 이야기를 보여준다.

정찬우의 나이는 노동당 교육위원으로 발탁돼 남한 영남지방으로 파견됐던 시기(1950년 7월 초)는 불과 22세였으며 김일성대학을 졸업하고 교사로 발령받은 직후이기도 했다.

전남 고창에서 출생한 정찬우는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만주로 이주했고 남들보다 영민한 모습을 보였던 수재였다.

그런 그의 인생은 한국전쟁에 참여하면서 뒤집어졌다. 김일성의 직인이 찍힌 임명장을 받고 군복으로 갈아입은 뒤 남쪽으로 내려와 보니 상황은 좋지 않았다. 서울과 대전에서 맞닥뜨린 제트기의 기총소사와 소이탄 폭격에 생사의 고비를 넘기기를 여러 번. 낙동강 전선에서 북한군이 유엔 연합군과 대치한 이후 빨치산 신세로 산속에 은둔하며 하루하루를 견뎠다.

그러다 정찬우는 포로로 잡혀 수용소에 수감되고 전범재판을 통해 남한에서 10년을 복역한다.

정찬우는 노동당 간부라는 출신 때문에 수용소와 감옥에서 빨갱이로 취급받고 공산주의 사상을 교도소 내에 전파한다는 누명을 쓴 채 고난을 겪기도 하지만, 마침내 사면 받아 고향인 전남 고창으로 돌아간다.

안 작가는 정찬우의 가족이 지난 50년간 간직해온 수기를 입수해 “지구상에 어떠한 전쟁도 있어선 안 된다”는 휴머니즘적 가치에 매료돼 소설화를 결심했다.

수기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더욱 실감나는 묘사를 살펴볼 수 있는 이 책에 대해 빛나는 인간의 강인한 생명력에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다 / 안재성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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