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박인규, 대구은행장직 이어 DGB회장직 사의

[뉴스엔뷰]  결국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채용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이 지주 회장직에서 물러난 것.

대구 시민단체가 지난해 12월26일 대구시 북구 칠성동2가 대구은행 제2본점 앞에서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를 받는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의 해임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대구 시민단체가 지난해 12월26일 대구시 북구 칠성동2가 대구은행 제2본점 앞에서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를 받는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의 해임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지난 23일 대구은행장직을 내려 놓은데 이어 6일 만에 회장직도 사퇴하는 것이다. 박 회장은 29일 긴급 임원회의에서 “일련의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주주와 고객, 임직원들께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며 사실상 사임했다.

이미 본지는 앞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대구은행장 '비자금 미스터리'> 제하의 기사를 통해 박 회장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보도한 바 있는데 이와 관련, 박 회장은 현재 채용비리와 비자금 조성 혐의의 윗선으로 지목돼 대구지검의 수사를 받고 있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검찰은 금융감독원이 적발해 넘긴 2016년 신입사원 부정 채용 의혹 3건뿐 아니라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에 걸쳐 30여 건의 채용비리 의심사례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윗선 지시를 받았다’는 일부 실무직원의 진술도 확보했다. 이에 대해 대구은행 관계자는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채용을 했으며 일각에서 제기한 채용 비리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한때 지방은행 브랜드 평판 1...몇달 사이 대구은행 존폐위기

지난해 전국 지방은행 중 브랜드 평판 1위에 선정될 만큼 잘 나가던 대구은행이 추락하기 시작한 것은 그해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간부 4명이 회식 자리 등에서 비정규직 여직원들을 성추행·성희롱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다.

내부 감찰조사 결과 강제로 입맞춤하거나 만남을 요구하는 등 성추행한 정황이 나왔다. 대구은행 측은 성추행 의혹으로 물의를 빚은 간부 4명을 사안에 따라 파면·정직 등 중징계 했지만 비난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성추행 사건이 일어난 지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박 회장이 업무상 횡령 혐의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걷잡을 수 없는 사태에 직면했다. 이후 지난해 연말 은행 측이 내부 제보자 색출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은 더 가중됐지만 대구은행 측은 직원의 개인 비리로 선을 긋거나 면피성 해명으로 일관해오다 더 큰 화를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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