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공시지가 산정 논란 확산...사측 “SBS는 왜곡된 보도” 반박

[뉴스엔뷰] 삼성물산이 최근 제기된 에버랜드 공시지가 산정 논란이 확산되자, 임직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관련 지시사항을 하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본지가 입수한 삼성물산 내부회람용 메시지 내용.
23일 본지가 입수한 삼성물산 내부회람용 메시지 내용.

23일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최근 삼성물산은 커뮤니케이션 팀장 명의의 내부회람용 메시지를 임직원들에게 전달했다. 이 메시지는 <최근 SBS 뉴스 보도에 대해 임직원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시작된다.

이어 본문을 통해 “SBS 8시 뉴스가 에버랜드 토지 가격과 관련된 내용을 주제로 19일부터 4일 연속 보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임직원들께 정확한 사실 관계를 설명 드린다며 운을 띄운다.

그러면서 “SBS 8시 뉴스는 지난 20여 년간 에버랜드 땅 값이 수상하게 움직였으며, 이는 경영권 승계와 연결된다는 내용으로 총 22건의 기사를 보도했다면서 보도의 내용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왜곡된 보도라고 강조했다.

어어 회사에서는 지난 20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SBS측에 정확한 사실 관계를 설명했고 회사 홈페이지와 블로그에도 관련 내용을 게재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앞으로 잘못된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임직원들은 언론의 잘못된 보도에 동요하지 말고, 각자 업무에 전념해 주길 바란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사진= 뉴시스

이 내용으로 봤을 때 삼성물산은 최근 제기된 에버랜드 공시지가 산정 논란이 확산되자, 임직원들의 동요를 추스르고 회사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현재 삼성물산은 홈페이지를 통해 SBS의 에버랜드 공시가 의혹 보도에 대한 반박 주장을 연속 게시한 상태다.

SBS는 제일모직이 소유하고 있던 에버랜드의 공시지가가 삼성물산과의 합병이 이뤄지는 시점에 크게 올라 자산 가치를 부풀려 보도했다는 것이 삼성물산의 반박이다. 또 제일모직의 자산가치가 상승하게 되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에 정당성을 부여하겠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같은 반박에 힘이 실리기 위해서는 임직원들이 동요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때문에 ‘SBS는 왜곡된 보도라는 프레임을 임직원들에게 인지 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 같은 조치는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홍보팀 일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인데 크게 문제될 게 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뉴스 보도와 관련한 사실 관계는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윗선의 지시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피했다.

앞서 SBS는 최근 에버랜드 공시지가가 급격한 등락을 보인 것에 삼성그룹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9498000원이었던 에버랜드 내 표준지 공시지가가 1년 뒤인 199536000원으로 63% 가량 내려앉았다. 이는 삼성그룹이 이재용 부회장 남매에게 배정하기 위한 에버랜드 전환사채의 가격을 낮추기 위한 시도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 SBS의 추측이다.

2015년에는 에버랜드 표준지가 1곳에서 7곳으로 늘어나면서 공시지가가 제곱미터(㎡)당 15~40만원 가량 급격히 올랐다. SBS는 이에 대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제일모직의 자산가치를 제고하려는 삼성그룹의 의도가 개입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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