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총선 패배 책임론'을 거론하며 문재인 대선 후보를 비롯한 민주통합당 내 친노세력에게 창끝을 겨눴다. 캠프 내 친노세력에게 거부감을 느끼는 호남지역 유권자들을 자극해, 최근 하락세를 보이며 문 후보에 비해 낮은 지지율을 보이는 호남 지역에서의 민심을 잡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안 후보는 2일 제주 상공회의소에서 강연을 하며 '정치쇄신 책임론'에 대해 "민주당 지지자분들, 민주당에서도 민주화 운동을 열심히 하셨고 희생적으로 정치에 뛰어들어서 열심히 하시는 수많은 정치하시는 분들의 잘못은 하나도 없다"며 "계파를 만들어서 계파 이익에 급급하다가 총선을 그르친 분들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가 '계파' '총선을 그르친 분들'이라고 표현한 것은 지난 4월 총선 지도부의 주축이었던 친노세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후보 또한 당시 공천 등 총선 과정에서 친노 지도부의 일원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에서 문 후보를 직접 겨냥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안 후보가 최근 하락세로 돌아선 호남권 지지율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이 지역에서의 친노세력에 대한 거부감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 안 후보가 호남에서 문 후보에게 추월을 허용하거나 박빙 양상까지 따라잡히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호남 민심이 민감하게 반응할 친노세력 공격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이다.

 

▲     ©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뉴스1)


 


이처럼 안 후보는 친노세력에 대한 공세의 포문을 열고 4일부터 전북 익산을 시작으로 광주까지 이어지는 호남 일정을 시작, 2차 호남 공략을 시도한다. 안 후보의 이 같은 친노 공격이 호남권 민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따라 향후 안 후보의 친노 세력에 대한 공세 수위도 정해질 전망이다.


민주당 내에서 김한길 전 최고위원이 지도부에서 물러나는 등 자체적인 인적 쇄신 압박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발언이 나온 것은 안 후보가 단일화 압박 국면을 피하면서 야권의 관심사를 민주당 내부 인적 쇄신으로 돌리려 한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경우 민주당내 인적쇄신을 둘러싼 당내 갈등과 분열을 안 후보가 증폭시키려 한다는 점도 민주당 내에서 제기되는 비판이다. 실제로 민주당내 비노 진영에서는 안 후보의 발언에 일부 호응하며 친노 지도부 퇴진 압박 강도를 높이려는 분위기가 감돈다.


안 후보로서는 친노를 직접 겨냥함으로써 친노 세력과 야권의 거센 반발을 불렀지만 그런 이유로 안 후보가 야권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이 같은 안 후보 발언의 배경으로 안 후보 본인과 캠프 내에 친노세력에 대한 반감이 작용했다는 점도 꼽을 수 있다. 안 후보는 앞서 자신의 저서를 통해 "총선 공천이 국민의 뜻을 헤아리기보다 정당 내부 계파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았다고 느꼈다"며 민주당 친노 지도부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었다.


또 민주당의 단일화 압박 국면에서 이해찬 대표가 안 후보를 겨냥해 "무소속 대통령은 안된다"는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을 전면에 내세워 안 후보를 자극하기도 했다.


안 후보뿐 아니라 안 후보 캠프 내에서 친노세력에 비우호적인 분위기는 역력하다. 민주당 내 비노(非盧)·비주류측에서는 안 후보를 친노에 대항할 대안으로 평가, 본부장급을 비롯한 일부가 안 후보 캠프로 이동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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