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3800억 사기 사건에 연루된 ‘MB해외비자금’ 의혹

[뉴스엔뷰] 우리은행이 대출금 3800억 원을 날린 ‘화푸빌딩 사건’을 둘러싼 수상한 돈의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사진= 뉴시스>

소유주 우리은행 회장도 못 들어간다는 화푸빌딩은 중국 베이징 중심 자금성 근처의 상업 건물이다. 이 빌딩은 25층 건물 두 동과 9층 건물 한 동으로, 현재 시가만 1조5000억 원이 넘고 연 임대료만 연 400억 원에 이른다.

그런데 이 사건에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개입됐다는 것과 화푸빌딩 관련서류를 조작해 법정 구속된 민봉진 씨의 부인이 현지에서 화푸빌딩 주인 행세를 하며 매년 수십억 원의 임대료를 챙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 이 같이 보도한 JTBC는 우리은행이 화푸빌딩 소유를 주장할 수 있는 권리마저 버진아일랜드에 있는 유령회사에 2100억 원에 넘겼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당시 계약서에 사인했던 매각 상대가 누군지에 대해서는 비밀유지 조약 때문에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3800억 규모 사기 사건에 연루된 ‘MB해외비자금’ 의혹

‘중국판 파이시티’로 불리는 화푸빌딩 사건은 지난 2007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명박(MB)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우리은행은 파이시티 전 대표인 이정배 씨와 그의 중국 동포인 민봉진 씨가 파트너로 있는 ‘백익인베스트먼트’에 화푸빌딩 매입 자금으로 3800억 원을 빌려줬다가 사기를 당했다. 

‘백익인베스트먼트’의 지분 구조는 이정배 씨 40%, 이 씨의 지인 장모씨 30%, 민봉진 씨 30% 등으로 당시 주관사인 우리은행의 지급보증을 조건으로 대한생명이 1500억 원, KB국민은행이 2300억 원을 이 대표 측에 대출해줬다. 문제는 우리은행이 3800억 원의 부실을 떠안고도 민 씨에게 약 420억 원을 대출해 줬다는 데 있다. 

우리은행은 대출할 당시 향후 부동산 등기가 이뤄지면 담보를 해주겠다는 민 씨의 말만 믿고, 부동산을 담보로 하지 않았다. 이 같은 부실 가능성을 우려한 대한생명과 국민은행은 채권을 인수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 채권은 부실화돼 결국 기업개선단으로 넘어갔다. 그런데 우리은행 북경분행 측으로부터 부실사업에 관여되어 있는 민 씨에게 이 돈이 흘러 들어갔고 돈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다만 검찰은 이 돈은 이팔성 전 회장 주도하에 조성된 MB의 해외비자금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검찰은 MB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전 회장이 깊숙하게 개입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 진술이 화푸빌딩 사건과 연관성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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