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과 연수원 동기 박시환 전 대법관 사외이사 추천

[뉴스엔뷰] 본지는 지난 2월28일 '[기획취재] 기업은행, 관피아·정피아 낙하산 관행' 제하의 기사를 통해 주요 시중은행들을 들여다보면 관료 출신 및 친정부 인사들이 사외이사 등 주요 자리를 꿰차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 뉴시스>

그런데 금융지주사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최근 주요 금융지주사 이사회 구성을 보면 ‘문재인 정부 코드’ 맞추기에 급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배구조 문제로 논란이 일었던 하나금융지주가 대표적이다. 6일 하나금융은 이사회를 열고 사외이사 8명 가운데 5명을 새로 추천했다.

실제로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이들은 박시환 전 대법원 대법관(현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을 비롯해 금융감독원 규제심사위원장 출신 백태승 전 연세대 로스쿨 교수(현 한국인터넷법학회 회장), 김홍진 한국남부발전 사외이사, 양동훈 동국대 회계학 교수,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등이다.

문제는 이들이 금융당국와 인연이 있거나 친정부 인사들이라는 데 있다. 이 중 박 전 대법관은 문재인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기고 동문이며 백 전 교수는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강릉고 동문이다.

특히 박 전 대법관은 김영란·김지형·이홍훈·전수안 대법관 등과 함께 대법원 내 ‘독수리 5형제’로 불리며 진보성향의 판결을 주도했다. 두 명은 모두 윤종남 이사회 의장이 추천했다. 이는 금융권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관피아(관료+마피아)와 정피아(정치+마피아)의 ‘낙하산 인사’라는 점과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 투명성과 정당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을 불러올 빌미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 관계자는 “독립된 이사회에서 적합성을 판단해 추천한다”면서도 “친정부 인사로 지목된 박 전 대법관은 공시에 추천 배경이 나와 있으니 참고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독립된 이사회가 오히려 투명성과 정당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피했다. 오는 23일 주주총회에서 결정 될 김정태 회장의 연임에 대해서는 “주주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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