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일 만에 ‘새드엔딩’으로 끝난 대우건설 인수전

[뉴스엔뷰] 시장의 모든 예상을 뒤엎고 호반건설이 막판에 발을 빼면서 해피엔딩으로 흘러가던 대우건설 인수의 분위기는 마지막에 반전됐다.

인수를 포기한 이유가 어쨋건 호반은 또 다시 ‘체리피커’란 비아냥을 듣게 됐다. ‘체리피커’는 신포도 대신 체리(버찌)만 골라먹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실속을 차리기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소비자를 빗대어 하는 말이다.

호반은 그동안 자의반 타의반 이베스트투자증권, 한국종합기술, 블루버드컨트리클럽, 금호산업, 동부건설, 보바스기념병원 등에도 이름을 올렸지만 모두 중도에 뜻을 접고 인수전에도 완주하지 못했었다. 이로인해 호반이 과연 진정성을 갖고 인수전에 참여했는지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던 터였다.

물론 호반은 인수전 프로젝트에 대한 프로세스가 전부 다르다고 항변했지만, 이번에도 대우건설 주인은 호반이 아니였다. 물론 미처 알지 못했던 해외손실이 발목을 잡았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반은 대우건설의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을 기준으로 단독 응찰했는데 미처 알지 못했던 3000억 대의 모로코 화력발전소의 손실 공개로 더는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 측은 이와 관련해 “대우건설은 상장사이기 때문에 실적을 발표이전에는 우리 측에서 알 수가 없다”며 “호반도 3분기 실적기준으로 인수 가치를 판단했으며 모로코는 돌발 상황이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번 일로 호반은 인수전에서 현장실사의 절실함을 깨닫게 된 셈이다.

결국 호반의 대우건설 인수전은 ‘새드엔딩’으로 끝났다. 이는 지난해 11월28일 인수 적격후보에 이름을 올린 후 73일만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체리피커란 심증이 확신으로 입증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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