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실, 자신들의 입맛에만 맞는 언론사만 챙겨 ‘눈엣가시’

[뉴스엔뷰] 항공사업계는 시급한 취재현안이 생겨 기업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하면 대부분의 홍보실은 위기관리 시스템은 접어두고, ‘책임전가’에 급급하다.

대한항공도 예외가 아니다. 본래의 홍보 기능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얼마 전 ‘조현아 복귀설’이 이슈가 됐다. 아버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동생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함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릴레이 주자로 나섰기 때문이다. 물론 조 전 부사장은 가족들과 함께하는 자리에 동참만 했다.

하지만 3년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자 일각에서는 그의 경영 복귀를 암시한다는 얘기부터 경영복귀를 앞두고 우호적인 여론조성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분분했다. 이에 대한 해명을 듣기 대한항공 홍보실에 수차례 접촉했지만 ‘폭탄 돌리기’에 급급하다.

홍보실: ‘아, 그 사건은 제 담당이 아닙니다. 제가 업무가 바꿨거든요. 담당자인 이OO 차장과 연락해 보시죠’

본보: ‘어찌된 이유인지 연락이 통 안 됩니다’

홍보실: ‘아 그래요?’

본보: ‘이OO 차장 말고 대응할 만한 담당자는 없습니까?’

홍보실: ‘글쎄요. 제가 누가 담당인지를 잘 몰라서요. 죄송합니다.’

본보: ‘문제가 많군요. 대한항공 홍보라인은’

홍보실: ‘제가 이 차장한테 연락을 한 번 드려보겠습니다’

본보: ‘심OO 차장 번호 알려주시죠’

홍보실: ‘네, 번호 알려드리지요’

세월 다 간다. 기사 다 나갔다.

항공사 홍보실, 자신들의 입맛에만 맞는 언론사만 챙겨 ‘눈엣가시’

아시아나항공은 더 심하다. 시급한 취재 현안이 생겨 기업의 해명을 듣기 위해 강 아무개 팀장을 찾으면 “홍보실에 나만 있느냐. 왜 나만 찾느냐”며 되레 면박을 준다. 이후에도 해당 팀장은 일체 연락하지 않았고 연락을 받지도 않는다. 언론사와 적대적 관계를 맺은 상태에서 홍보실의 기능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물론 이해는 간다. 홍보실 인원이 턱없이 모자 란데다 수백 개의 언론매체를 상대해야 하다 보니 원활한 소통사정도 좋지 못한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자신들의 입맛에만 맞는 언론사만 챙기는 홍보실의 모습이 그동안 눈엣가시였다. 

홍보실의 역할은 언론에서 다뤄지는 기사를 분석하고 문제를 확산시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시아나항공 홍보실은 지난해 9월, ‘항공기 안에서 조정사 들이 말다툼 끝에 싸움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응을 잘못해 안전사고 논란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홍보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 항공사 홍보실과 소통이 없었지만, 사건이 터져도 ‘묵묵부답’과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것이다. 오직오너 눈치만 살핀다. ‘아시아나 항공이나 대한항공에는 홍보가 없다’고 말한 일선 기자들의 얘기가 무슨 뜻인지 이제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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