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지난해 유명 제약회사 A사의 회장이 운전기사에게 심한 욕과 폭행을 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A사 관계자는 "회장의 난폭함은 놀랍지도 않다. 임원들도 회장에게 욕 듣는 일이 다반사라고 알고 있다. 욕 하면서 승진시켜준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A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 회사는 회장을 의리파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일개 주임 이상의 직급을 단 상사부터 후배한테 하는 갑질이 심한 분위기다. 회장이나 임원에게는 보여주기 식의 '정치'를 하고 부하 직원에게 일의 책임을 떠넘기는 상사들이 다반수다. 일과 관련 없는 것에 대한 꼬투리도 잡는다. 힘없는 직원을 괴롭히는 상사들이 회장보다 더 얄미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사진 = 뉴시스

최근 직장 갑질이 화두에 오르면서 직장 안에서 발생하는 부당한 갑질들을 바꾸기 위해 변호사·노무사·노동문제에 관심을 가져오던 시민들이 모여 직장갑질 119라는 단체를 만들어 제보를 받고 관련 기업을 공개했다.

29일 직장갑질 119는 '최저임금 위반 제보 놀부회사 명단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제보된 최저임금 갑질 사례에는 돈 잘 버는 기업이 상당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들이 제보 받은 사업장은 커피빈 코리아, 신선설농탕 등 유명 프랜차이즈업체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아파트 협력업체, 대기업·금융기관 협력업체 등 10곳이다.

직장갑질 119가 지난 2일부터 받은 최저임금 관련 제보 및 상담 내용에 따르면, 분당차병원, SPC 계열사 청주 에그팜, LG디스플레이 협력업체 삼구아이앤씨, 아시아나 기내식캐터링 업체인 (주) 에어케터링서비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 용역업체인 민경산업, 한국은행 용역업체, 포스코 납품업체 등이 상여금을 기본급화했다.

이와 관련 포스코는 지난해 6년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는데도 포스코 사내 납품업체에서 최저임금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제보에 따르면 포스코 납품업체 B사는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500%인 연 상여금을 올해부터 기본급의 400%로 줄이고, 나머지 100%는 기본급에 포함시켜 주겠다고 통보했다. 또 LG디스플레이 협력업체인 삼구아이앤씨에서는 기존 상여금이 기본급의 500%였는데 향후 400%는 기본급에 넣겠다고 근로자들에게 통보했다.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공급하는 회사 에어케이터링서비스의 경우 기본급의 600%였던 상여금이 직급에 따라 400~500%로 줄게 됐다. 급여가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일부 직급의 직원에게는 자기개발수당을 올려 지급하기로 했다.

해당 기업들이 그간 최저임금 수준에 달하던 기본급을 지급하다가 최저임금이 오른 올해부터 상여금을 기본급에 달마다 쪼개 넣는 조항으로 근로계약서를 다시 쓰게 하는 등의 꼼수를 쓰는 바람에 최저임금은 올랐지만 노동자의 임금 총액은 거의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분을 맞추기 위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되지 않던 상여금의 산정·지급주기를 변경해 매월 지급하는 것은 근로조건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변경하려면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야하고 노조가 없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실제 근로 현장에서는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근로자에게 계약서 서명이 강요된다고 알려졌다.

지난 12일 직장갑질 119는 제보를 받은 사례들을 종합해 고용노동부에 근로감독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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