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여해자 작가의 '자수, 꽃을 만나다'

[뉴스엔뷰] 꽃과 풀을 수놓은 ‘자수’ 작품을 통해 자연의 평화로움을 느끼게 한 책이 눈길을 끈다.

그동안 개인전 자수 작품을 사진집으로 낸 여해자 작가의 <자수, 꽃을 만나다>(HEADCOM, 2017년 12월)는 자연을 향한 인간의 평화로움을 느끼게 한다. 자수 작품들은 풍부한 색감과 여백의 미, 단아하고 정갈한 느낌이 든다. 서양의 자수실로 동양의 자수기법을 사용했단다.

특히 수놓을 도구와 방법이 구체적으로 소개돼 있어, 자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큰 관심을 끌고 것으로 보인다.

표지

또한 도안에 사용되는 9가지 자수법과 기호 등도 표시해 뒀다. 트레이싱지, 먹지, 자동 실 꿰기, 테이프, 바늘꽃이, 자수용 가위, 재단 가위. 실뜯개, 색 볼펜, 연필, 열을 가하면 지워지는 펜 등 자수에 필요한 도구도 하나하나 소개했다.

꽃 한 송이, 풀 한포기가 천위에서 노동집약적 기능을 통해 피어날 때, 자연을 향한 인간의 원초적인 평화로움을 느끼는 것 같다고 작가는 말한다.

“야생화 자수는 나에게 인생의 유희, 곧 놀이입니다. 자연의 힘을 빌려서 꽃놀이를 하는 수놓기가 자수와 꽃의 만남입니다. 이 책을 만나게 된 분들과도 함께 꽃놀이를 나누고 싶습니다.” -본문 중에서-

책 한 장 한 장을 넘기면 야생화 자수들이 즐비하다. 유채, 광대나물, 능소화, 금낭화, 노랑붓꽃, 광릉요강꽃, 맨드라미, 병아리난초, 붉은 초롱꽃, 호랑가시, 토끼풀꽃, 코스모스, 큰앵초, 연꽃, 진달래, 나팔꽃 등이 화보로 등장하고 수놓은 방법을 디테일하게 적었다.

자수사진 ‘고향(유채)’는 바다와 등대 그리고 유채꽃이 만발한 모습이다. 저자에게 고향이란 어떤 곳일까.

“보고 싶었던 소나무, 그 소나무를 봤다. 늠름했다. 수십 년이 지났으니 더욱 씩씩하고 늠름했겠지. 마당에서 소나무까지의 거리가 백보 안의 거리다. 아니 조금 넘으려나? 경사가 약간 급하다. 소나무는 오십 년 전 갈쿠리를 가지고 바닥에 떨어진 솔잎을 긁어댔던 내 유년을 기억해 줄 것 같았다. 어머니를 만나 옛이야기를 나누는 심정이었다. 어릴 적 어느 밤, 배가 아픈 나를 어머니가 업어주었다. 어머니 등은 넓고 따뜻했다. 육남매 많은 자식 때문에 어머니의 등이 굽을 줄도 모르는 어린자식은 망망한 어둠 속에서 어머니의 등 덕분에 평화로웠다.” -본문 중에서-

수틀, 실, 천, 바늘, 세탁 등 수놓을 도구들의 설명도 이어졌다. 수틀은 천을 팽팽하게 만든 도구이다. 둥근 수틀이 사용하기 편리하다. 두 개의 틀 사이에 천을 놓고 나사로 조절해가며 천을 당겨서 사용한다. 실(면사)은 6올로 된 DMC 25번사를 50~60cm로 자른 뒤 1올씩 빼서 사용하고 자수법에 따라 올이나 실 길이를 가감한다. 천은 무명, 광목, 린넨, 색무명 등을 사용한다. 바늘은 실의 굵기와 바늘귀의 크기가 일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활자수는 미지근한 물로 손세탁한 다음 탈수하고 사방으로 가볍게 당겨서 정리해준 다음 뒷면에 다림질한다

여해자 작가는 블로그에 야생화자수(http://blog.naver.com/mama1707)에 대해 설명한 글을 올리고 있다. 2015년 첫 번째 <야생화자수 나들이>개인전을 시작으로, 2016년 <야생화자수 꽃보따리>개인전, 2017년 <자수, 꽃을 만나다>개인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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