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성급 호텔 자초되자 돌연 복합문화허브 추진...왜?

[뉴스엔뷰] 대한항공이 2900억 원에 사들인 송현동 부지가 ‘흉물’로 전락하자 올해 중으로 서울시든 정부가 이 땅을 사서 공영개발을 추진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왼쪽부터)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 조양호 회장, 조현민 전무. <사진= 뉴시스 제공>

이에 서울시는 정부의 지원 속에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 국립한국문학관이 이 부지로 와야 한다는 반면 정치권에서는 ‘소나무로 뒤덮인 언덕’이라는 뜻에서 나온 송현동어원처럼 생태 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정작 땅 주인인 대한항공 측은 뒷짐을 지고 있는 모습이다. 11일 대한항공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3년 전 복합 문화단지사업 계획 발표이후 진척이 없다”며 “현재 해당 부지는 철제 담벼락 안에 방치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서울 종로구 송현동의 옛 미국 대사관 숙소부지는 애초 7성급 호텔을 지으려 했지만 지역 주민과 학교 반발로 백지화했다. 이후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이 2015년에 복합문화허브 ‘케이-익스피리언스’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마저도 사실상 무산됐다.

2900억 땅 ‘흉물 전락’...16년 째 ‘답보상태’

복합 문화단지사업에 ‘차은택 개입설’ 제기

서울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모습. <사진= 뉴시스 제공>

이 과정에서 송현동 복합 문화단지사업에 광고감독인 차은택씨가 개입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차 씨는 최순실씨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하며 이권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

실제로 이듬해 11월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문화재단이 주최한 한 토론회에서 “대한민국 송현동 부지는 너무 귀한 땅인데 호텔을 짓는 건 안 된다고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문체부나 심지어 대한항공 회장이 찾아와 ‘케이 익스피어리언스’를 만들겠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너무 엉성한 계획이어서 누가 한 것인가 했는데 나중에 보니 차은택이 연관돼있다고 했다”며 “대한항공에서도 요구를 받아서 했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국정농단이 한두 가지가 아닌 것 같다”고 폭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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