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후보생에게 “개XX야 욕설”…‘군대식 얼차려 논란’ 구설수

[뉴스엔뷰] 많은 대기업들이 신입사원 연수 때 해병대 캠프, 등산, 행군 등 ‘군대식 문화’의 일종인 극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도전 정신을 함양하고 성취감, 팀워크를 발전시킨다는 좋은 취지다. 문제는 이런 과정에서 폭언과 폭행, 성희롱 등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반론이 제기된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잘못된 권위의식’이 자칫 그릇된 기업문화로 비춰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에 <뉴스엔뷰>는 기업들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차원에서 인권침해로 의심되는 사례를 연속기획 시리즈로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계속되는 폭언과 인격말살...노조, ‘직장 내 갑질’ 폭로  

5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에스원본사 앞에서 열린 ‘삼성 에스원 직장갑질 고발 기자회견’에서 삼성 에스원 노동조합원들이 '관리자의 갑질 끝장내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제공>

# B지역 지사장이 아침조회 실적 확인시 마감숫자 부족 이란 이유로 “내가 사장이면 너희들은 다 짤라버리고 대가리를 쪼샤 버리고 싶다.” # A지역 인사담당자가 노동조합소식을 메일로 보낸다는 이유로 “유선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야 이놈의 XX야’, ‘쌍놈의 XX야’를 내 뱉으며 폭언을 했다.”

최근 잇따른 직장 내 갑질 논란에 휩싸인 보안업계 1위 삼성 에스원 노동조합원들은 최근 서울 중구 에스원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폭로했다. 노조는 “상급자의 폭언과 인격모독에 대해 엄정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회사 측을 상대로 노동부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노조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에스원은 ‘근로기준법 제 8조 폭행 금지’에 저촉되는 불법행위를 저지른 셈이다. 이에 대해 에스원 측은 “회사 내규에 따라 견책(경고·사유서) 징계조치가 내려졌다”며 “구성원들의 사과로 원만히 마무리된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원만히 해결됐다면 굳이 노조 측이 노동부에 고발장을 접수할리가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후보생 십자인대 파열도 ‘쉬쉬’...에스원 측 “보상은 없다”

에스원에서는 이번 갑질 사건 이전에도 입사를 위해 연수를 받던 예비 후보생들이 교육과정에서 군대식 얼차려와 폭언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관련 기사 더보기 ▶ [기자수첩] 에스원 연수원, 그 곳에선 무슨 일이?] 앞서 에스원은 2017년 하반기 채용 후보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연수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후보생들은 충남 천안 연수원에 입소한 후 교육담당자들로부터 군대 훈련소처럼 쪼그려 뛰기’, ‘앉았다 일어났다’, ‘온몸 비틀기’, ‘오리걸음’ 등과 같은 얼차려를 받는가 하면, 매일 밤마다 건물 밖에서 ‘엎드려 뻗쳐’ 등 기합을 받고 ‘개XX’ 등 욕설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한 후보생은 무릎을 다쳐 퇴소 후 수술을 받았지만, 어떤 보상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에스원 측은 “교육 중 십자인대가 파열된 교육생은 교육 전 지병을 앓고 있던 것을 숨긴 것이 확인됐다”면서 “부모의 권유로 치료를 위해 퇴소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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