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측 본보 해명요청 거부…입학관리팀 “교육부에 소명할 것”

[뉴스엔뷰] 홍익대학교 수시모집 서류심사 과정에서 의심쩍은 정황들이 포착됐다. 4일 <뉴스엔뷰>에는 ‘(홍대) 학교 측 행정실수로 억울하게 빼앗긴 19년간의 피땀 눈물’이라는 제목으로 한통의 제보가 접수됐다.

홍익대학교 서울캠퍼스 전경. <사진= ‘수만휘 닷컴’>

제보 내용에 따르면 홍대 서울캠퍼스 입학관리본부(입학관리팀)의 행정처리 실수로 인해, 올해 대학교 신입생이 되는 A(20)양이 최초합격자 대상임에도 불합격 처리됐고, 이 같은 실수를 은폐하려했다는 것이다.

앞서 A양은 홍대 내신 산출 기준으로 1.39%등급을 받아, 담임교사로부터 홍대 경영학과 농·어촌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수시 지원했다. 하지만 2016년 커트라인인 2.0%을 한참 상회하는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최초합격자가 되지 못했고, 2·3차 추가발표에도 불합격처리 됐다. 학생부 교과전형은 생활기록부가 전혀 포함되지 않고 100% 내신 점수로만 합격 여부가 가려지는 전형인데도 말이다.

수상한 정황들은 이 뿐만이 아니다. 이런 와중에 수험생들이 즐겨 찾는 온라인 카페 ‘수만휘’에 의심쩍은 댓글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본보가 확인한 댓글 중에는 내신등급 1.45%로 A양과 같은 전형(홍대 경영대학 농어촌 전형)에 최초 합격했다는 회원도 있었다.

또 본인의 등급이 1.62%인데 2차 추가 합격했다는 학생과 1.69%로 3차 추가합격했다는 댓글도 있었다. 사실이라면 홍대 입시절차의 공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0.01%로 희비가 갈리는 대학입시에서 0.3%나 차이 나는 합격자가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온라인 카페 ‘수만휘 닷컴’에 올라온 의심쩍은 댓글들. <사진=제보자 제공>

제보자에 따르면 이 같은 댓글에 의문점을 가진 A양은 해당 게시물에 댓글을 남긴 회원들과 개인 쪽지와 연락을 취해 합격여부 및 실제 점수를 확인했다고 한다. 급기야 지난 3일 A양 가족은 홍대 서울캠퍼스 입학관리팀을 찾아가 이 같은 의문을 제기했지만 속 시원한 답을 듣기는커녕 이 대학 측이 갑질횡포를 부렸다는 것이다.

A양 모친은 본보에 “당시 입학처 담당자는 잘못된 절차가 없고 전형 결과에 어떤 말도 해줄 수 없다고 하더라. 또 어느 부분이 문제였는지는 말씀드릴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심지어 ‘언론에 제보하든 마음대로 해라’라고 엄포를 놨다”고 토로했다. 사실이라면 명백한 절차상의, 심사상의 오류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대학 측의 은폐의혹까지도 의심되는 정황들이다.

입학관리본부 “교육부에 소명하겠다”며 해명요청 거부 

이에 대해 입학관리본부 이아무개 팀장은 12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입시결과에 문제가 없으니 불합격 이유를 밝힐 수 없다는 논리를 펴며 사실상 본보에 해명요청을 거부했다. 다만 교육부의 판단을 통해 잘못된 점이 있다면 적극 개선하겠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 팀장은 “입시 사정과 관련된 것들은 원칙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절차상의 재검토를 했지만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미주왈 고주왈 대응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성적에 문제가 있어 불합격 됐느냐’란 질문에는 “지원자격이 우선이다. 지원자격이 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적을 평가한다”며 “다만 가족사항을 면밀히 살펴봤다”고 답했다.

이 팀장은 “A학생 측이 교육부에 소명한 내용을 수용 못하고 불합리적이라 판단해 법적인 시시비비를 따져봐야 한다고 하면 그때 가서 입시 사정과 관련된 내용을 공개할 의향은 있다”며 “교육부와 국민신문고(인터넷 국민 소통창구)에 민원이 접수된 사안인 만큼 교육부를 통해 적극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과거 홍대는 이 대학 판화과 김승연 교수의 내부고발로 불거진 홍익대 미대 입시 비리 사건으로 국민적 공분을 산 터라 이번 일로 내부에서는 우려의 시선이 감지된다. 익명을 요구한 이 대학 관계자는 “우리 대학에서 이 같은 문제가 제기돼 찜찜하다”며 “자칫 홍대 입시비리로 비화되진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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