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등골 브레이커' 약 10년 전 부터 고가의 패딩 점퍼를 일명 '부모님 찬스'를 통해 얻어내는 청소년들을 일컫는 은어로 쓰인다.

사진 = 뉴시스

값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마치 교복같이 똑같은 브랜드의 점퍼를 입고 다니는 학생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들을 뒤로하고 올해 평창 롱패딩이 올림픽을 앞두고 인기를 끌었다.

인기 비결은 다름 아닌 가성비다. 한정 수량으로 정해진 날짜와 장소에서만 판매된 패딩을 사려고 새벽부터 노숙을 하던 사람들의 광경은 놀라웠다.

재판매하는 날엔 시작하기 전 앞서 대기하던 사람들에게 번호표를 배분한 결과 이미 매진됐다고 판매처가 알리기도 했다.

평창 롱패딩의 가격은 15만원 정도였는데 비슷한 스펙의 다른 구스 다운 점퍼가 60만원까지도 육박하는 상황인 것을 감안하면 사람들이 왜 줄을 서서까지 기다리는지 알만하다.

10년 전 청소년기에 두툼하고 값비싼 브랜드 점퍼를 입고 다니면서 '등골 브레이커' 세대로 불린 기자 주변 동년배 친구들 중 대다수도 최근 수십만원대로 판매되는 점퍼를 두고 '가격이 양심도 없다'라며 고개를 내 저을 정도니 소비자 체감 물가가 오르면서 지갑도 동결되고 있는 것이 요즘 소비 심리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평창 롱패딩의 공식 판매처는 롯데백화점이었다. 롯데백화점은 평창 롱패딩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올해 12월 백화점 겨울 정기 세일 실적에 따르면 광주 신세계백화점이 전년 대비 -0.7%를 기록한 반면 롯데백화점 광주점이 전년대비 4.2%를 기록했다.

이를 품목별로 보면 신세계백화점이 전년대비 핸드백 -33.2%, 여성패션 -9.6%, 구두 -7.4%, 명품 -2.2%를 기록한 반면 아웃도어 7.5%를 기록한 가운데 패딩 품목이 전년보다 최대 4배 가량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은 전년대비 아웃도어가 62.5%나 달하는 수치를 기록한 반면 해외패션 -5.8%, 패션잡화 -10.5%, 핸드백 -12%의 수치를 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이 세일 기간 전체 품목이 감소세를 보인 와중에 겨울나기에 꼭 필요한 아웃도어브랜드, 패딩 품목이 전년 대비 상승한 것이 눈에 띈다.

세일기간임에도 소비자들이 사치 품목엔 지갑을 닫고 강추위에 겨울 특수를 맞는 패딩 품목에 소비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겨울 한파와 함께 소비 심리가 위축된 배경은 수치로도 알 수 있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가구 평균 부채가 작년 대비 4.5% 늘어났다.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공동으로 발표한 '2017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가구의 평균 부채가 작년 대비 4.5%늘어난 7022만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지난 2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지난 11월 주요 시중은행 일반신용대출 금리 평균치가 전월 대비 최대 0.27%p까지 상승했다는 소식으로 가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의 소매업체들은 블랙프라이데이에 이어 크리스마스 특수를 누렸다. 지난달 1일부터 24일까지 미 소매업체의 매출이 4.9%증가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국도 우리나라처럼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데도 쇼핑 매출이 증가한 것은 미국의 임금 인상과 낮은 실업률의 영향도 있겠으나 할인율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라고도 봤다.

보통 백화점이 세일 기간에 최대 30%까지만 할인하는 것이 통상적인 가운데 미국의 세일 기간 할인율은 보다 파격적이라는 것을 비교한 셈이다.

한편 가성비가 좋은 품목이 큰 인기를 끌었음에도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가올 2018년 황금개띠의 해를 맞아 이를 이용해 백화점들과 온라인몰 등은 강아지 모양의 골드바, 강아지 얼굴이 들어간 생활용품 등을 선보일 전망이다. 가격 마케팅보다는 이미지 마케팅으로 승부를 본다는 의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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