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또 현장실습을 하던 고교생이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했다.

고 이민호(18) 군은 지난 9일 제주시 구좌읍 한 음료 제조회사에서 현장 실습을 하다 제품 적재기 벨트에 목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열흘만인 지난 19일 끝내 숨졌다.

사진 = 뉴시스

사고 당시 이 군의 주변에는 현장실습 중이던 학생 1명만 있었을 뿐 해당 업체 직원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돼 허술한 실습장 안전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군은 최대 월 80시간 초과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실습은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현장에서 응용하고 익히게 하겠다는 것이 취지다. 그러나 실제로는 학생들에게 위험한 일을 떠넘기는 노동착취로 전락한 지 오래라고 한다.

현장실습생들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착취' 등 고통을 받은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6월 일어난 서울 지하철 구의역 스크린도어 실습생이 사고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올해 3월 통신사 고객센터 실습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벌어졌다.

그런데도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는 학교, 기업, 정부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교육청은 특성화고 등 직업계 학교를 취업률로 평가하고, 학교는 취업률 높이기에만 열중할 뿐 학생들의 작업 환경이나 인권 침해 여부에는 관심이 없다고 한다. 기업은 이 틈을 파고들어 실습생들을 저임금에 기피 업무나 위험한 일에 투입한다는 것이다.

이에 실습생 보호를 위해서는 이들 3자의 태도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번에도 뒷북치듯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합동 진상조사를 한단다.

여야 의원들도 이군의 빈소를 찾아 "이 군과 같은 억울한 죽음이 없게 하겠다"며 "진상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바로잡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에 이 군 아버지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달라"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아들의 원한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고 한다.

이 군의 아버지의 말씀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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