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일·가정 양립)이 사회적 화두다. 일과 가정의 조화로운 균형을 위해 최근 많은 기업들이 자유로운 휴가문화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정작 휴가를 떠나려면 상사들의 눈치도 보이고 업무공백도 걱정돼 맘 편히 휴가가기가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 휴가가면 대신 일 해주는 ‘릴리프 요원’ 상시 배치


KT&G는 업무를 뒤로하고 맘 편히 휴가를 갈 수 없는 많은 직장인들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시스템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릴리프 요원’ 제도를 마련했다. 휴가를 떠나는 영업사원을 대신해 공백을 메우는 전담인력인 ‘릴리프 요원’ 직무를 상시 배치해 자유롭게 휴가를 떠날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KT&G는 인력구조상 영업 사원이 절반가량 된다. 이들은 요일별로 정해진 판매점을 방문해야 하는 만큼 휴가나 경조사 때문에 자리를 비우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릴리프 요원의 도움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게 됐다. 릴리프 요원들은 처음 맡은 지역이라도 원활히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현장 업무가 익숙한 베테랑 사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남성육아휴직중인 KT&G 인천본부 김민식 대리가 자녀들과 함께 그림 그리기를 하고 있다. / 사진 = KT&G

□ 상사에게 휴가 사유 말하지 않는 ‘눈치 없이 휴가 가자’ 캠페인 실시


직장인들에게 휴가 사유를 기재하는 것은 상사의 눈치를 보게 되는 주된 원인 중 하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T&G는 지난해 휴가신청 시스템에서 '휴가 사유 기입란'을 없앴다. 고용노동부의 ‘휴가사유 없애기 캠페인’에 대기업 중 첫 번째로 동참한 것이다.

연차휴가 신청 방법은 더욱 새롭다. 휴가 시스템에 원하는 날짜만 입력하면 결재 없이 자동으로 상사에게 ‘통보’된다. 급한 일이 생겼을 때도 상황에 맞춰 자율적으로 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눈치 없이 휴가 가자’ 캠페인이 정착되면서 KT&G의 휴가 문화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연초에 1년치 휴가 계획을 미리 세울 수 있게 됐고, 원하는 시점에 더 적은 비용으로 휴가를 사용하는 문화가 정착됐다.

□ 5년마다 3주간 리프레쉬 휴가…가족사랑 확인하는 ‘힐링타임’


KT&G는 입사 후 5년마다 3주간의 장기 휴가를 주는 ‘리프레쉬(Refresh) 휴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 측에서 7일의 휴가를 제공하고, 연차 사용 독려차원에서 연차 8일을 함께 사용하게 해 총 3주 동안 쉴 수 있다. 직원들은 휴가기간 동안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즐기며 근무시간 동안 지쳤던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

KT&G는 내수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내 여행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전국 123개 지점의 직원들이 각 지역의 맛집, 여행추천코스 등을 소개하는 ‘대한민국 여행가이드’ 코너를 사내 게시판에 운영하고 있으며, 사내 방송을 통해서도 각종 문화 공연과 지역 축제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방영하고 있다.

□ 임신․출산 휴직 최대 3년… ‘남성육아휴직제’ 정착


또한 KT&G는 직원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 할 수 있도록 임신 기간부터 최대 1년의 출산휴직과 2년의 육아휴직을 할 수 있게 했다. 아이 1명당 최대 3년간 휴직이 가능한 셈이다.

휴직 후 복귀 시에는 동일 직무 배치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휴직기간 인사평가에서는 평균 이상의 등급을 부여해 불이익이 없도록 했다.

KT&G는 직원들의 육아휴직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출산휴가 시 자동으로 육아휴직으로 전환되는 ‘자동육아휴직제’도 선도적으로 도입했다. 제도 시행 이후 육아휴직 이용률이 3배 가까이 증가할 정도로 직원들의 호응도가 높다.

화목한 가정을 위해선 아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KT&G는 남성 육아휴직의 실질적인 시행을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7명의 남성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사용했고 작년에는 21명이 육아휴직을 썼다.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47%가 남성이었다.

최근 회사의 ‘남성육아휴직제’를 활용해 가사에 전념하고 있는 김민식 KT&G인천본부 대리는 “남성육아휴직에 대한 조직 내 시선이 긍정적이고, 정부보조금과 별도로 회사에서 금전적인 지원까지 해줘 휴직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다”고 말했다.

□ 고용 유지 하면서 휴가ㆍ휴직 장려해 ‘청년 일자리 창출’


이렇듯 KT&G는 임직원들의 휴가 사용을 독려하고, 휴직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장려하며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현재의 고용을 유지하며 신규 채용을 늘리기 위해서이다. KT&G의 이러한 ‘일자리 나눔 모델’은 임직원들의 근로시간 단축분을 신규 고용창출에 활용하는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KT&G는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15년 12월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지난해에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여가친화기업’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올해 5월엔 고용노동부로부터 ‘남녀고용평등우수기업’ 인증을 받았다.

KT&G 관계자는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기업의 노력은 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일회성 제도가 아닌 일․가정 양립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많은 시스템을 개발해 앞서가는 휴가문화를 계속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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