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 판권, 부메랑 되어 '제 살 깍아먹기?'

[뉴스엔뷰] 광동제약이 '삼다수 지키기'에 성공했지만 뭔가 꺼림직한 분위기다. 

광동제약 최성원 대표이사. <사진=뉴시스 제공>

이번 판권이 소매용은 광동제약이, 비소매용은 LG생활건강의 자회사인 코카콜라가 맡게 되면서 과거만큼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여기에 제약사인지 음료사인지 정체성도 흔들리고 있다.

광동제약은 지난 2012년 12월 삼다수의 판권을 획득해 생수 사업에 진출했다. 지난해 삼다수로만 약 1838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체 회사 매출의 약 29%를 차지하는 수치로, 삼다수 판권 입찰에 집착했던 이유다.

삼다수를 통해 올린 매출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간 총 6250억 원에 달하며 매년 10%대로 증가했다. 이를 발판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매출 '1조 클럽'을 달성할 가능성도 커졌다.

광동제약이 삼다수를 통해 외형이 커진 만큼 풀어야 할 숙제도 산적하다. 지난해 쌍화탕과 청심원 등 의약품의 매출은 각각 140억 원, 372억 원으로 각각 전체 매출의 2.2%, 5.8%에 불과했다. 이는 삼다수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작은 수준으로 정체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앞서 광동제약은 지난 2007년 음료 매출 비중이 급격히 커져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사업목표를 분명히 하라'며 사명 변경을 권고받았다. 2012년에는 보건복지부의 '혁신형 제약기업'에 선정됐지만 2015년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이 미미하다는 이유로 재인증에 실패했다.
 
광동제약의 '효자 상품' 삼다수의 판권이 부메랑이 되어 '제 살 깍아먹기'로 돌아오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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