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삶의 의미와 인간의 도덕적 완성에 대한 끝없는 질문과 대답으로 인류에 커다란 지혜를 상속한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됐다.

‘전쟁과 평화’는 1805년부터 1820년까지 15년에 걸친 러시아 역사의 결정적 시기를 재현한 소설이다.

나폴레옹 침공과 조국전쟁 등의 굵직한 사건과 유기적이고 총체적인 수많은 개별 인간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과 죽음, 새로운 삶의 발견을 그린 일대 서사시적 장편소설이다.

톨스토이의 사상과 철학이 남김없이 녹아 있는 방대하고 복합적인 이 작품은 1856년에 작품을 구상하고 본격 집필하여 1865년부터 잡지 ‘러시아 통보’에 ‘1805년’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후 1869년에 단행본으로 일괄해 완간될 때까지 총 13년이 걸렸고, 이때 ‘전쟁과 평화’라는 제목이 확정됐다.

‘전쟁과 평화’에서 톨스토이는 나폴레옹(영웅) 중심의 신화를 거부하고 소박한 민중의 관점에서 격동하는 러시아를 유기적인 한 폭의 거대한 그림으로 그려냈다.

소설의 전반은 귀족들의 생활과 국외에서의 전투, 후반은 국내에서의 전투와 사상적인 문제가 주로 다뤄졌다.

1권은 나폴레옹의 노골적인 침탈 아래 불온한 기운이 감돌던 1805년 전역과 아우스터리츠 회전(會戰)을, 2권에서는 1806년부터 조국전쟁 전야까지, 3권과 4권은 1812년 쇤그라벤·보로디노 전투를 비롯해 나폴레옹의 모스크바 침공·화재·소실·프랑스군의 퇴각이 이어진 전역과 그 속에 휩쓸린 민중과 귀족·병사와 장교·황제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톨스토이는 광대한 유럽 대륙을 종횡 무진하는 수많은 등장인물과 변화무쌍한 사건들을 생생하고 긴밀하게 연결하는 데 주력했고, 이 필연적인 연결은 개인의 기록을 넘어 러시아 사회와 모든 계층에 대한 기록이라는 평을 끌어냈다.

이 작품에서 귀족사회의 속악(俗惡)을 경멸하고 용감하지만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인생의 허무함을 깨닫는 안드레이, 아내의 부정에 환멸하고 보로디노 전장에 나갔다가 민중 속에서 삶의 엄숙함과 경이로움을 자각하게 되는 피예르, 생명의 화신과도 같은 아름다운 처녀 나타샤와 깊은 신앙심으로 진정한 영혼의 안식을 추구하는 마리야가 톨스토이가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인물들이다.

그러나 톨스토이가 진정한 러시아정신의 체현자로 그리는 인물은 우직하고 성실한 포병 투신, 소박한 생의 지혜를 가진 농민 병사 카라타예프와 벌판을 뛰어다니던 이름 없는 병사들, 그리고 모스크바를 불 지르며 떠나거나 지킨 농민, 그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삶과 운명에 순응하는 일반 민중이다.

톨스토이는 오만한 정복자 나폴레옹이나 허위에 찬 귀족들과 대조되는 이들을 진정한 영웅으로 보았으며, 역사적 사건을 결정하는 것은 그것에 참가한 자들의 의지의 총합이라는 독자적인 철학으로써 그 장대한 대단원을 갈무리한다.

‘전쟁과 평화’는 관점에 따라 역사소설, 전쟁소설, 심리소설, 풍속소설, 다섯 귀족가의 흥망성쇠를 다룬 가족소설, 청춘의 성장과 사랑을 그린 성장소설 혹은 연애소설로도 볼 수 있다.

특히 마지막 에필로그는 한 편의 역사철학서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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