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대북정책과 한반도 미래 토론회..박원순 시장 토론

[뉴스엔뷰] 연이은 북한 미사일 발사로 남북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이 한 토론회에 나와 “북미간의 대화와 협상이 북핵문제 해결의 첩경”이라고 강조했다.
 
10일 오후 2시 서울시민청 바스락홀(신청사 지하2층)에서 혁신정책 네트워크 준비위원회(위원장 이택수) 주최로 열린 ‘새정부 대북정책과 한반도 미래’ 세미나가 이남주 성공회대 정치학과 교수의 사회로 열렸다.

세미나에서는 임동원(한반도 평화포럼 명예이사장) 전통일부장관이 기조강연을,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가 토론자로 나섰다.

임동원 전장관

이날 ‘한반도 평화와 통일-걸어온 길과 가야할 길’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은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북한에 대해 적대적 대결정책을 추진했다”며 “남북관계를 북핵문제에 종속시켜 ‘선 핵문제 해결, 후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잘못된 정책을 고집해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결과만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은 사사건건 갈등 반목 대결하게 되고 긴장이 고조돼 군사충돌로까지 이어졌다”며 “그동안의 교류협력은 전면 중단됐고, 힘들게 건설해온 화해와 협력의 공동 탑이 무너지게 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북핵문제의 해결의 요체는 미국이 북한과의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관계정상화를 통해 핵무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 안보환경과 상호신뢰를 조성하며 평화를 보장하는데 있다“며 ”현 시점에서 북미 대화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대미협상에 나서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전 통일부장관은 “한국은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해결을 연계시킬 것이 아니라 분리해 병행 추진해야 한다”며 “전쟁과 포성이 멎은 지 60년이 넘은 군사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노력 없이는 군사적 대결과 군비경쟁, 북핵문제의 근본적 해결이나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원순 시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이어 “남북관계를 개선 발전시킬 현실적인 방책은 이미 지난 4반세기 남과 북이 지혜를 모아 합의한 3대 합의서(남북기본합의서, 6.15남북공동성명, 10.4남북정상선언)와 6자 회담 9.19공동성명에 제시돼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합의 준수 이행을 다짐하고, 전제조건 없는 남북대화를 시작해 그 동안 중단했던 남북교류협력 사업부터 재개할 것임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쉬운 것부터 하나씩 시작해 접촉과 왕래와 대북 지원 사업 등을 비롯해 개성공단과 금강산 사업을 재개해야 할 것”이라며 “더 나아가서는 교역과 경제협력을 활성화하고 남북경제공동체를 형성해 상호의존도를 높여나가는 것이 평화통일에 이르는 첩경”이라고 밝혔다.

임 전통일부장관은 “저성장의 늪에 빠져있는 한국경제가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할 곳도 북녘 땅”이라며 “통일 이전단계에서 북한 인프라 개선과 풍부한 지하자원 공동개발 등 경제협력을 활성화하는 것이 남북 공동이익이 될 뿐 아니라 통일비용을 절감하는 길”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새 정부의 대북통일정책과 한반도의 미래’를 주제로 발언을 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금 같은 한반도 위기에는 악순환을 반복하던 과거의 관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혜와 창조적 해법이 필요하다”며 “현재 위기상황을 전환하고 한반도 평화로 나아가기 위한 3단계 해법”을 제시했다.

박 시장이 밝힌 3단계 해법으로 ▲일단 멈춤 - 제재와 압박만이 능사가 아님(추가 악화를 방지하고 북한 억지와 제재라는 악순환을 끊는 것이 우선) ▲일단 멈춤 후 기어변환 - 평화를 전제로 한 대화 시작(‘평화와 대화’라는 대북 원칙 확인) ▲담대한 구상으로 한반도 평화경제 공동체 위한 전진 –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민적 합의 필요 등을 제시했다.

토론회

박원순 시장은 “유엔 제재결의안과 대북압박이 북한의 태도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제재만이 능사가 아니다, 추가 악화를 방지하고 북한 억지와 제재라는 악순환을 끊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6자회담 등 외교를 통한 평화적 해결이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가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외교 전략도 필요하다, 한국 정부가 주도해 남북관계를 풀고 북미관계가 진전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박 시장은 “동서 베를린의 도시 교류가 독일통일의 집에 벽돌을 한 장씩 쌓는 역할을 했다”며 “중앙정부, 지방정부, 시민사회는 평화통일을 이끄는 삼두마차”라고 지방정부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는 서울~평양 포괄적 협력방안을 준비해왔고,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꺼낼 수 있도록 책상 맨 윗 서랍에 넣어두고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평양을 방문해 통일의 밑거름이 되고자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과 남북관계’를 주제로 발언을 한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북한의 5차례 핵실험, ICBM·SLBM의 시험발사, DMZ·NLL 일대의 위기상황 반복 등 군사적 긴장 관계의 근본적 해결이 필요하다”며 “제재와 압박만으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 변화를 유도하기 어렵다는 인식으로 새롭고 담대한 평화 만들기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북한의 붕괴나 인위적인 방식의 통일이 아니라 평화가 정착되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과정으로서의 통일을 추구해야 한다”며 “남북교류 협력을 통해 평화를 확보하게 돼야 하고, 평화의 여건 위에서 교류와 협력 활성화를 유도하는 경제와 평화의 선순화적 구도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관계에서 우선적으로 신뢰구축이 필요하다”며 “대북정책 추진과정에 민관협력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 냉전체제 해체가 북핵문제의 해결의 시작”이라며 “북핵문제와 평화체제에 대한 포괄적 접근으로 동북아 평화안정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평창동계 올림픽을 한반도 평화정착의 계기로 적극 활용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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