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물고기 집단폐사에 쉬쉬하는 관할 공무원

[뉴스엔뷰] “청계천 위탁기간인 서울시설공단에 문의 후 연락드리겠습니다.”

6일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들이 집단 폐사한 물고기를 뜰채로 건져내고 있다. <사진=뉴스엔뷰>

서울 청계천에서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사고가 일어났지만 정작 관할 공무원은 쉬쉬하는 분위기다. 7일 서울시설공단 청계천관리처는 전날 청계천 마전교부터 오간수교까지 700미터 구간에서 물고기 500여 마리를 뜰채로 제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 하천관리과는 까마득히 관련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취재가 시작된 이날 뒤늦게 집단폐사 원인에 대해 “폭우로 하천바닥에 가라앉은 부유물질이 떠오르면서 용존 산소가 부족해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비가 많이 와서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사례는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6년 청계천 복원 이후 2015년까지 8차례에 걸쳐 물고기들이 폐사한 것으로 확인된 것. 그해 6월 청계천에서 내린 집중호우가 오염물질과 함께 청계천으로 흘러들면서 황학교 하류에서 물고기 수백 마리가 집단으로 죽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계천은 15∼20분간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청계천 우수관(빗물을 모아 흐르도록 한 관) 수문이 자동으로 열리면서 빗물이 청계천으로 유입되도록 설계돼 있다. 이 과정에서 빗물과 함께 오염 물질이 청계천으로 흘러들어 물고기 폐사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

또 청계천에는 매년 수십억 원의 막대한 유지관리비가 든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임기 중인 2005년 9월 청계천 복원 공사를 완료했는데 인공하천으로 복원된 청계천은 물을 끌어 쓰는 비용만 연간 18억 원에 달하고 전체 유지비까지 포함하면 연간 80억 원이 소요되고 있다.

때문에 생태 복원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하천 관리부분의 대해 미비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 관계자는 “해마다 그런 부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개선하고 생태적인 하천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속 시원하게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또 80억 원 이상의 유지관리비가 들어가는데,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다고 보는가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4년 청계천을 굴곡이 있는 ‘자연형 하천’으로 바꾸고 보를 철거해 물 흐름을 자연스럽게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박 시장이 청계천 복원사업에 응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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