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악의적’으로 평가절하 하는 태도 견지

[뉴스엔뷰] 소셜커머스 쿠팡에 바람 잘 날이 없다. 2년 연속 5000억 원대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최근에는 ‘쿠팡맨 부당해고’, ‘임금 미지급’, ‘한국인 평가 차별’, ‘족벌경영’ 등 갖가지 논란으로 홍역을 치루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만 해도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다.

 쿠팡 김범석 대표. <사진=뉴시스 제공>

쿠팡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이전부터 적지 않았지만 이번에 사정이 다르다. 쿠팡 내부 관계자인 쿠팡맨들이 들고 일어난 것. 지난 5월30일 쿠팡사태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서울 광화문 국민인수위원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전현직 쿠팡맨 76명이 서명한 탄원서를 제출했다.

“쿠팡이 ‘정규직 고용’을 주장하며 국민들의 호응을 사놓고 실제로는 비정규직을 대량 해고했다”며 사태 해결을 촉구한 게 탄원의 골자다. 쿠팡은 앞서 지난 2~4월에 쿠팡맨 218명에 대한 계약 해지를 단행해 대량 해고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쿠팡맨 수와 정규직 비율에 대한 진실게임 양상도 벌어졌다. 대책위 측은 현재 쿠팡맨이 2700여명뿐이고, 정규직 비율도 10%가 채 안 된다고 주장한 반면 쿠팡 측은 쿠팡맨이 3600여명이고 정규직 비율은 37%, ‘실질 정규직 전환율’은 평균 70%라고 강조한다. 단, 쿠팡 측이 자료 공개를 꺼리는 만큼 정확한 답은 알기 힘들다.

쿠팡 측과 직원 간 대립은 이뿐 아니다. 쿠팡은 지난 4월 임금 인상을 하며 1~3월 인상분에 대한 소급 지급을 미뤄 직원들로부터 반발을 샀다. 지난해에는 똑같이 4월에 임금 인상을 하고 1~3월 인상분을 함께 지급했는데, 올해는 왜 바로 안 주고 미루느냐는 항변이었다. 사정이 이렇자 회사 안팎에선 자금난에 대한 우려가 더 높아졌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여전히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임금 자체가 체불된 건 아니고, 1~3월 인상분에 대해서만 지급이 다소 미뤄졌다”는 해명이다. 단, 지연 이유에 대해선 “회사의 공식 입장이 정리되지 않아 현재로선 말해줄 수 없다”며 애매한 입장을 취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최근에는 쿠팡 대표의 친동생과 아내까지 쿠팡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드러나 일각에서는 ‘족벌경영이 아니냐’는 비난을 샀다. 이에 쿠팡 측은 “이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며 “두 분이 쿠팡 내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이밖에도 현재 제기된 논란만 해도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정작 쿠팡의 수장인 김범석 대표는 쉬쉬하는 분위기다. 젊은 나이에 성공을 이뤄, 과도한 자기 확신에 빠져서 일까 김 대표는 최근 집중적으로 제기된 언론보도를 ‘악의적’이라고 평가절하 하는 태도를 견지하며 ‘스타트업 기업이 대기업으로 가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이라며 일축했다고 전해진다.

김 대표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모바일 중심으로 이동하기 전 변화를 예측하고 선제적 투자를 통해 쿠팡을 ‘제2의 아마존’으로 불리게 하며 쿠팡을 매출 1조원 이상 기업으로 키워냈다. 하지만 연달아 터진 논란으로 긍정적이던 기업이미지는 2개월 만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실패한 적이 없던 김 대표에게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어깨를 무겁게 짓누를 수밖에 없다. 궤도에서 이탈한 쿠팡을 조속히 정상화시키기 위해선 성과보다는 진심어린 소통과 따뜻한 리더십이 절실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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