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지난해 매출 상승...그러나 '속 빈 강정’

[뉴스엔뷰] 온라인 쇼핑의 강자로 통하는 쿠팡이 회사 안팎으로 소란스럽다.

쿠팡은 업체 간 과당경쟁으로 적자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신천동 타워 730으로 확장 이전한 게 화근(?)이 됐다. 쿠팡은 지속 성장으로 혁신을 이어간다는 계획이지만 일부 업계에서는 냉담한 시선이 역력하다.

쿠팡이 최근 공개한 재무제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2016년 전년 대비 8000억 원 늘어난 1조 9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바로 전년도인 지난 2015년에 비해 5.5배 증가한 것.

문제는 지난해 영업 손실이 5618억 원이라는 점. 쿠팡은 지난 2015년에는 5470억 원의 적자를 냈다. 매출이 증가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전년도보다 적자만 140억 원 늘어난 셈이다.

쿠팡은 지난 2015년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으로부터 10억 달러(한화 약 1조 원)를 투자받았는데, 쿠팡의 2년간 누적적자는 투자 금액보다 더 많은 1조1000억 원이 됐다. 현금 보유액도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3632억 원으로, 같은 해 3분기 6565억 원보다 절반가량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팡은 최근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신축한 신천동 타워730으로 사옥을 옮겼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사옥 면적은 기존 삼성동 사옥의 2.2배로 쿠팡은 타워730 지상 8층부터 26층까지 19개 층을 사용한다. 쿠팡의 잠실 신사옥은 보증금 1000억원, 월세는 연간 약 150억원(관리비 포함)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의 적자 규모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과연 임대료가 비싼 신사옥으로 이전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뿐만이 아니다. 회사 안팎으로 근로자들의 처우가 나빠져 쿠팡맨들이 대규모로 퇴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파도하다. 게다가 '쿠팡맨에 대한 착취'가 일종의 '갑질'로 비쳐지면서 그동안 공들여 쌓아왔던 '착한기업'이라는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 이런 이유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쿠팡 불매운동 조짐까지 나오고 있다.

논란이 일자, 김범석 쿠팡 대표는 직원들 달래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김 대표는 21일 사내 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매출은 크게 성장했고, 유치한 투자금 대부분이 남아 있어 현금 보유액도 넉넉하다"고 했다. 덧붙여 "지난해 4분기부터 수익성을 나타내는 공헌이익이 흑자로 전환된 만큼, 지금부터 발생한 매출이 인프라 투자비용 회수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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