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극대화 위해 '설현카드'...판관비 매꾸려는 꼼수?

[뉴스엔뷰] "농심이 매출 극대화를 위해 광고모델로 설현을 기용했지만, 자칫 판관비를 매꾸려는 대기업의 꼼수 마케팅으로 전락할 수 있다.” 농심이 국내 라면사업의 부진으로 고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자사 브랜드인 '짜파게티' 광고모델로 설현을 기용한 것을 두고 유통 업계에서는 이 같은 쓴소리가 나온다.

실적 악화로 허덕이고 있는 농심이 설현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사진=농심 제공>

농심은 현재 광고 온에어와 함께 설현이 선택한 짜파게티라는 뜻의 ‘설현게티’라는 별칭으로 제품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설현은 지난해에만 20개가 넘는 광고를 찍을 만큼 명실상부 최고의 CF스타다. 이른바 ‘대세’를 기용해 짜파게티의 인기를 회복한다는 게 자사의 주장이지만 그 속내는 복잡하다.

일각에서는 오뚜기, 팔도 등 후발업체들의 추격에 대응하기 위한 계획적인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올해 농심 라면들은 시장 점유율과 판매 면에서 모두 감소 추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농심은 실적 악화로 허덕였다. 작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97억원으로 전년 대비 24.2% 급감한 것.

농심의 해외사업이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였음에도 실적이 악화된 까닭은 국내 라면사업의 부진에 있다. 농심은 ‘신라면’이라는 파워브랜드로 확보해놓은 든든한 국내 시장점유율이 감소했다. 지난 2014년 농심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64.3%였으나 2015년엔 61.5%, 2016년에는 55.2%까지 떨어졌다. 여기다 라면 소비인구가 감소하며 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져 판매관리비(판관비)가 상승,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이 때문에 농심은 라면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신라면과 짜파게티, 너구리 등의 가격을 평균 5.5% 인상하며 “2011년 11월 마지막 가격조정 이후 누적된 판매관련 비용,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 경영비용의 상승분 때문에 가격을 인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농심과 치열한 시장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는 업계 2위 오뚜기가 연내엔 라면 값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농심은 가격 인상 카드를 빼들며 얻은 영업이익을 다시 판관비로 써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 이런 와중에 농심의 '설현 카드'가 업계에서 달갑지는 않다.

이에 대해 농심은 지난해 말 가격 인상으로 인한 점유율 감소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내놓은 신제품인 볶음 너구리를 비롯해 장칼국수, 콩나물 뚝배기 등의 신제품이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며 “다양한 신제품과 장수제품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엔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