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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화초 암석관찰원  

생물과 생태계로 잘 꾸며진 인천의 한 초등학교가 마음을 끌리게 했다. 지난 27일 오전 9시 30분경 재능기부교육을 위해 인천 연수구에 있는 인천연화초등학교에 갔다.

 

정문에 들어서자 운동장에서 발재간을 뽐내며 천진난만하게 공을 차는 어린이들이 보였고, 현관 정문을 통해 모임장소인 2층 교무실 옆 회의실로 오르는 동안 강의실 이곳저곳에서 교사들의 수업 소리가 은은하게 들렸다.

 

제일 먼저 회의실에 도착하자, 교육재능기부 강의를 위해 다양한 직업에서 일하는 종사자들이 하나둘씩 들어 왔다. 기자, 경찰관, 바리스터, 연구원 등 여섯 명이었다. 곧바로 조성택 연화초등학교 교장 선생이 감사의 인사를 했다. 그리고 일일이 감사장을 수여했다.

 

▲ 조성택 인천연화초등학교 교장이 교내 토끼와 닭이 어우러진 닭장에서 설명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연화초등학교 학생들의 구체적인 진로 계획수립 및 직업탐색을 위한 교육기부에 감사드리며 이에 감사장을 드립니다.”

 

감사장을 준 조 교장 선생은 “올 8월에 정년퇴임을 한다”고 아쉬운 듯 말을 하며, 서두를 꺼냈다. 그러더니 본격적으로 훈시에 가까운 인사말이 이어졌다.

 

“과거 청소년시절 전기공학이나 기계공학을 전공하려고 했는데 돈이 없어 못했다. 생물에 관심이 많다.교내에서는 유난히 생물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줄을 타고 올라가는 생물들도 있고, 연화(연꽃)을 비롯해 다양한 생물들을 볼 수 있다. 닭과 토끼도 있다. 매일 아침 7시30분에 와 학교 운동장과 교실 밖을 돌며 휴지나 쓰레기를 줍는다. 그래서 깨끗하다. 지저분한 곳이 없고, 깨끗한 환경이 확인되면 학생 스스로가 휴지 같은 것을 버리지 않는 심리가 있다. 아직 강의시간이 20여분 남았으니 한번 교실 밖 화단을 돌아보자.”

▲ 연못  

 

▲ 교실 밖에 줄기나무 생물이 감고 갈 줄이 줄지어 있다.  

교장 선생을 따라 교실 밖 화단으로 향했다. 연화야생동산, 암석관찰원, 연못, 토기와 어우러진 닭장 등을 돌며 그는 하나하나 생물의 특성을 설명했다. 생물 이름은 물론이고 생물에 대한 특징을 훤히 알고 있었다. 설명을 들으니 박사급 생물학자를 뺨치는 듯했다. 5월의 장미얘기며, 넝쿨이 무럭무럭 자라는 얘기며, 학교이름 연화(연꽃)의 얘기며, 쉴 새 없이 설명을 이어갔다. 매년 꽃 이름 알기 경진대회도 연다고도 했다.

 

“우리는 이 땅에서 오랜 세월 살아 온 식물에 대해 참으로 무관심하게 지내왔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꽃에 대해 바르게 알고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꽃을 알아야 사랑하게 되고 사랑해야 지킬 수 있다.”

 

그는 어떤 곳에서 자라는지, 잎과 꽃의 색깔이 어떤지, 꽃의 향기는 어떤지. 키가 얼마나 자라는지. 잎과 꽃의 생김새는 어떤지, 꽃잎의 수 그리고 암술과 수술의 모양은 어떤지 등이 야생화의 관찰 관점이라고도 했다.

 

▲ 연꽃  

 

▲ 교육재능기부 강사들에게 생물이야기를 하고 있는 조성택 인천연화초등학교 교장  

팻말에는 관찰일기 쓰기, 꽃 사진 만들기, 세밀화 그리기, 스크랩하기, 사진 찍기, 관찰보고서 작성하기 등 관찰결과를 나타내는 방법이 기술돼 있었다. 교장 선생이 열심히 설명하는 가운데, 아뿔사 설명을 듣고 있던 한 교육재능기부 강사 재킷에 새똥이 떨어져, 순간 당황과 함께 웃음이 절로 났다.

 

교장 선생의 현장 설명이 끝나고, 곧바로 교실로 가 5~6학년을 대상으로 각각 30분 씩 나눠 기자 직업탐색 교육재능기부 강의를 했다. 기자라는 직업 세계에 관심을 집중시키면서 연신 질문을 한 어린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교장 선생의 생물이야기는 지금도 생생하게 머릿속을 스치고 있다.

▲ 천진난만한 학생들에게 사진도 기사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사진을 찍자 일부 학생들이 익살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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