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5일 "내년 1월1일이면 한국사람이 된다"면서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 (임기종료 후) 가서 고민, 결심하고 필요하면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날 제주 롯데호텔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자신에 대한 대망론과 관련해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을 했으니 기대가 있다는 것은 염두에 두겠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제가 유엔 사무총장에서 돌아오면 국민으로서 역할을 제가 더 생각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 사진= 뉴시스

반 총장의 이 같은 언급은 올해 말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친 뒤 대선 출마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반 총장의 발언은 지난 18일 뉴욕에서 한국 특파원들에게 "(임기가) 아직 7개월이 남았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면 고맙겠다"고 밝힌 것에 비해 훨씬 진전됐다는 평가다.

반 총장은 또 "사실 국가(한국)가 너무 분열돼 있다. 정치지도자들이 국가통합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면서 "누군가 대통합을 선언하고 국가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대통령을 한다 이런 것은 예전에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 "지금 현재는 맡은 소명을 성공적으로 맡다가 여러분께 성공적으로 보고할 수 있는 게 바람직한 게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고맙겠다"고 제안했다.

대선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데 대해 "인생을 헛되이 살지 않았고 노력한 데 대한 평가가 있구나 하는 자부심을 느끼고 자랑스럽고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가족들 간에도 (대선 출마를 둘러싼) 이야기가 좀 다르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국제회의 등 각종 계기에 7번 만난 사실과 관련해 "제가 7번을 만났다고 하는데 다 공개된 장소이고, 회의가 있어서 간 것"이라면서 "그런 것을 너무 확대해석하는 것에 기가 막힌다"고 밝혔다.

사실상 반 총장의 대선 출마에 뜻을 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26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비박계에서는 그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새누리당 내에서 험난한 검증이 치러지리라고 내다봤다.

그는 "친박에서 반 총장을 (대선 후보로) 옹립한다고 해도, 비박에서 (주도하는) 강한 검증과 함께 경선을 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정치권의 태풍을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와서 대권 도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서 나라가 어수선하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집권여당의 사정 때문에 협상이 미뤄진다면 이보다 더 큰 우려는 없겠다"면서 "원 구성 협상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새누리당에 (내부) 정리를 빨리 해달라고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홍문표 새누리당 사무총장 권한대행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우리 당에 오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 총장은 반 총장에 대해 "국내외적으로 대중적인 인기와 다양한 행정이라든지 사회적 경험이 있는 분으로 특히 우리가 존경할 부분은 보수적 가치를 상당히 소중히 생각하는 분이기에 우리 당으로서는 반기는 상황"이라며 "그렇다면 새누리당 성향이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반 총장이 비박계 중심의 제3의 후보로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 "정계 개편 문제가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허상을 놓고 우리가 논의하는 것은 조금 성급하지 않느냐"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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