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49년 만에 롯데제과 등기이사에서 물러난다.

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이달 열릴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등기이사 사임과 황각규 사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한다고 공시했다.

1967년 설립된 롯데제과는 한국 롯데그룹의 모태 회사로 신 총괄회장은 롯데제과 설립이후 지금까지 등기이사직을 유지했다. 현재 사내이사에는 신 총괄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용수 롯데제과 사장, 신항범 전무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 사진= 뉴시스

롯데제과는 "신격호 총괄회장은 고령으로 인해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렵다고 판단돼 임기 만료에 따른 재선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신규 선임된 황각규 사장은 롯데제과가 글로벌 식품사로 도약하기 위한 조력자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총괄회장은 이미 성년후견인지정신청이 접수된 상태다. 성년후견제는 장애·질병·노령으로 도움이 필요한 성인에게 가정법원의 결정으로 선임된 후견인이 재산관리 등의 도움을 주는 제도다.

재계에서는 25일 열리는 롯데제과의 주주총회를 시작으로 신 총괄회장의 등기이사가 만료되는 계열사에서 줄줄이 물러날 것으로 전망했다.

신 총괄회장의 잔여임기가 남은 계열사는 호텔롯데의 등기이사 만료가 28일이고, 부산롯데호텔이 올해 11월이며 롯데쇼핑과 롯데건설이 각각 내년 3월 20일, 3월 26일이다. 롯데자이언츠와 롯데알미늄은 각각 내년 5월과 8월까지다.

신 총괄회장의 임기만료로 신규 선임된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 실장은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79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입사했다.

입사 이후 황 사장은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국제사업부 부장(1995년), 롯데 기획조정실 국제사업부 상무(2003년), 롯데그룹 정책본부 국제실장(2011년) 등을 거쳐 2014년에는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으로 임명됐다.

신 총괄회장의 후임은?

▲ 사진= 뉴시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지난 6일 일본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총에서 참패함에 따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일 롯데그룹 원톱체제를 굳힌 모양새다.

신 전 부회장이 요구한 '현 경영진 해임안'과 '신동주 회장 이사 선임안' 등은 주주 과반 이상의 의결로 부결됐다.

신 전 부회장은 주총이 끝난 직후 "이번 임시 주주총회에서의 종업원지주회에 의한 의결권 행사는 회원들의 의견이 적절하게 반영된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번 임시주총은 신 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만 재확인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앞서 지난 2014년 12월 26일 일본 롯데홀딩스 내 긴급 임시이사회가 열려 신 전 부회장의 일본롯데 계열사 세 곳에서 해임안이 전격 결정됐다.

이어 2015년 1월 8일에는 일본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롯데홀딩스에서도 해임돼 일본롯데의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됐다.

뿐만 아니라 한국 롯데그룹 비상장 계열사에서도 등기이사 정리 작업이 연일 숨가쁘게 진행됐다.

게다가 신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일본롯데홀딩스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신 전 부회장에게 승리하면서 경영권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임시주주총회를 결과를 볼 때 일본롯데홀딩스 주주들의 신동빈 회장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했으며, 이로써 자신의 해임에 대한 신동주 회장의 반발로 촉발되었던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마무리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는 더 이상의 분란 조성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롯데의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상법상 질서를 저해한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포함한 강력한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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