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검찰이 2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KT&G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김석우)는 이날 오전 KT&G 본사에 수사관을 보내 민영진(57) 전 사장의 집무실과 비서실 등에서 회계장부와 협력업체와의 거래장부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7월 KT&G 비리 수사를 본격화하고 KT&G 임직원들이 계열사와 협력업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특히 조성된 비자금이 민 전 사장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자금의 흐름을 추적해왔다.

앞서 민 전 사장이 2011년 소망화장품과 머젠스(현 KT&G생명과학) 등을 인수·운영하는 과정에서 수십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 사진= 뉴시스

민 전 사장은 2010년 2월 KT&G 사장에 올라 5년여 재임하다가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7월 29일 사임했다.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KT&G 측은 "향후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금품수수로 전 KT&G 부사장 구속

 

앞서 지난달 16일 검찰은 협력업체의 납품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이모(60) 전 KT&G 부사장을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또한 이 씨와 범행을 공모한 협력업체 한모(61) 삼성금박카드라인 대표와 구모(47) KT&G 신탄진공장 생산실장을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부사장과 구 전 실장은 2007년 5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삼성금박카드라인의 KT&G 협력업체 지정과 납품 단가 유지 등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6억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다.

또 이 전 부사장은 제조본부장으로 재직하던 2010년 7월 삼성금박카드라인이 KT&G 협력업체로 지정될 수 있도록 힘을 써줬다.

 

KT&G 차기 사장 후보 백복인 부사장 검찰 수사

 

한편 검찰은 KT&G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가운데 KT&G 차기 사장 후보로 확정된 백복인(51) 부사장이 연루된 정황도 포착하고 백 후보를 수사 선상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백 부사장은 KT&G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에 1993년에 입사한 공채 출신이다.

검찰은 백 부사장이 KT&G의 남대문 부지 개발 사업 과정에서 용역업체 N사에 과도한 용역비를 지급하는데 백 부사장이 개입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KT&G의 충북 청주 연초제조창 부지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비리 의혹과 관련, 백 부사장의 가담 여부를 집중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리는 청주시가 KT&G의 요구액에 가깝게 매각 가격을 매겨주는 대가로 청주시 공무원에게 금품이 건네진 사건으로, 최근 검찰이 관련자를 소환 조사하는 등 재수사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2013년 경찰이 KT&G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백 부사장이 핵심 증인이었던 용역업체 N사 대표 강모씨의 허위 진술을 종용하고 해외로 도피시켜준 혐의에 대해서도 백 부사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KT&G 사장추천위원회 관계자는 "백 부사장은 각종 부지 매각 건이 이뤄질 당시 마케팅 담당이어서 전혀 사업에 관여한 바 없다"며 "사장 후보 선임 과정에서 자질과 도덕성을 충분히 검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관계자는 "범인도피 혐의도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안"이라면서 "백 후보자에 대한 신뢰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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