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과 포격 도발로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감이 극에 달한 상황 속에 진행된 남북 고위급 접촉이 나흘만인 25일 새벽 극적으로 타결됐다.

   
▲ 우리측 대표 김관진(오른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북측 대표 황병서(왼쪽)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가 25일 새벽 합의 이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북한은 지난 4일 발생한 지뢰폭발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고, 우리 정부도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로 했다.

또 다음달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회담, 민간교류 활성화 등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5일 오전 2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엄중한 정세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도 우리 정부를 믿고 침착하게 이번 협상 과정을 지켜봐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말씀을 드린다"며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공동보도문에 따르면 북측은 DMZ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우리군 장병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최근 발령한 준전시상태도 해제하기로 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이날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양측은 다음달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다음달 초 적십자 실무접촉도 진행하기로 했다.

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회담을 빠른 시일 내에 서울 또는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하고 다양한 분야의 민간교류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5일 새벽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공동보도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실장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지뢰 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와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며 "이번 합의는 북한이 위기를 조성하면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한데 대해 정부가 이를 거부하고 일관된 원칙을 가지고 협상한 것에 대한 결과"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협상이 길어진 것에 대해 "우리가 고민한 것은 어떤 조건하에서 확성기 방송을 중단시킬 것이냐였다"며 "재발방지와 연계시켜 비정상적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는 조건을 주는 등의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앞서 남북 사이에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된 지난 22일 오후 6시30분 우리 측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측에서는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및 김양건 조선노동당 비서가 1차 고위급 접촉을 시작해 정회와 재개를 반복, 총 54시간에 걸친 마라톤협상을 벌이다 이날 0시 55분 합의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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