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롯데가(家) ‘형제의 난’이 수습되는 듯 하지만 재계에서는 후계싸움이 이제 시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후계 구도가 형제간 지분 정리를 통해 이뤄진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형제는 현재 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을 비슷하게 보유하고 있다.

그룹 대표회사인 롯데쇼핑의 경우 동생 신동빈 회장이 13.46%, 형 신동주 전 부회장이 13.45%를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핵심 계열사인 롯데제과의 경우 동생이 5.34%, 형이 3.92%를 보유 중이고, 롯데칠성은 동생이 5.71%, 형이 2.83%를 갖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약간 더 많은 지분을 갖고 있지만 별다른 의미가 없는 차이다.

   
▲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장 및 지원기업 대표 간담회에 신동빈 롯데그룹회장이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재계 일각에서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을 주목하고 있다.

신영자 이사장이 보유한 롯데그룹 계열사 지분에 따라 ‘형제의 난’의 향배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신 이사장은 롯데쇼핑 0.74%, 롯데제과 2.52%, 롯데칠성음료 2.66%, 롯데푸드 1.09%, 롯데정보통신 3.51%, 롯데건설 0.14%, 롯데알미늄 0.12%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신 이사장이 총괄하는 롯데장학재단은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의 지분 8.69%, 6.28%를 각각 보유 중이다.

차후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다면 신 이사장의 역할이 '캐스팅보트'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신영자 이사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첫째 부인인 노순화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1973년 롯데호텔에 처음으로 입사해 1979년 롯데백화점 설립부터 성장까지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특히 1980년대 롯데백화점 영업이사를 맡으며 일선 영업을 주도했다.

이후 상품본부장과 총괄 부사장을 거쳐 2008년부터 총괄사장을 맡았다.

그러나 동생인 신동빈 회장이 한국롯데의 경영권을 주도면서 뒤로 신 이사장은 조용히 물러나 있었다.

   
▲ 일본에서 돌아온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이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왼쪽은 그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사진= 뉴시스

오히려 롯데호텔과 롯데백화점에서 있던 시절 경영능력을 검증받았음에도 신동빈 체제에서는 소외받았다는 평가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계열사 지분이 엇비슷해, 신영자 이사장이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면 지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싸움이 본격화되면 그룹이 갈라지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일롯데의 원톱으로 올라선 신동빈 회장은 '형제의 난'을 수습하고 29일 오후 6시께 일본 하네다공항에서 김포국제공항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지난 26일 일본으로 떠났던 신 회장은 후계구도에 밀려난 형 신동주 전 부회장의 쿠데타를 수습했다.

앞서 장남 신 전 부회장에게 이끌려 지난 27일 일본행 비행기를 탑승했던 신격호 총괄회장은 다음날인 28일 오후 10시10분께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93세의 고령인 아버지가 이틀 동안 일본과 한국을 오간 것에 대해 신 회장은 "연로한 아버지를 이틀 동안 두 번이나 비행기를 태워 한국과 일본을 오가게 하다니"라며 "가족이라면 차마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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