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19일 “그동안 한나라당과 우리 정치권 모두 국민만 바라보지 않고, 정치를 위한 정치를 해왔다”며 “어쩌다 이렇게까지 국민으로부터 외면을 받게 되었는지, 정말 참담한 심정이고 당원의 한 사람으로써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제14차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되면서 수락 연설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정치권 전체가 국민의 불신을 받는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더 큰 국가적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며 “이것은 단지 한나라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 위원장은 “그동안 우리 당과 어떤 관계에 있었든 가리지 않고 우리 사회의 상식을 배려하는 분들, 진정성을 갖고 국민을 위해 일하신 분들이라면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모셔오겠다”며 쇄신을 위한 인재영입에 최선을 다할 뜻을 보였다.


이어 “정치의 본질은 안거낙업(安居樂業)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하고, 즐겁게 생업에 종사하게 한다”는 의미를 설명했다.

<수락연설전문>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모두 들으셨겠지만 조금 전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놀라고 걱정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간 정부에서 많은 대비를 해왔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모든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0.1%의 가능성까지 대비할 수 있는 물샐 틈 없는 대책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벼랑끝에 선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한나라당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국민으로부터 외면을 받게 되었는지, 정말 참담한 심정이고 당원의 한 사람으로써 무거운 책임을 통감합니다.

그동안 한나라당은 국민 여러분께서 부여하신 책임을 제대로 다 하지 못했습니다.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양극화는 더 심해졌고,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들고 학생들에겐 꿈을 펼치기 위한 학업이 오히려 큰 멍에가 되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좌절하고 있고, 그런 아들 딸들을 보면서 부모님들의 가슴은 미어지고 있습니다. 노력을 해도 더 나아질 거란 희망이 없기에 국민들이 느끼는 절망감은 더 큽니다.

그동안 집권 여당으로서 국민의 아픈 곳을 보지 못하고 삶을 제대로 챙겨드리지 못 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를 드립니다.

이제 바꿔야 합니다. 그동안 한나라당과 우리 정치권 모두 국민만 바라보지 않고, 정치를 위한 정치를 해왔습니다.

정치권 전체가 국민의 불신을 받는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더 큰 국가적 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단지 한나라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린 문제입니다.

저는 먼저 우리 한나라당부터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시대 정치의 폐습을 혁파하고 새로운 정치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바로 설 수 있습니다.

그 일을 누가 하겠습니까.바로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이십니다.

당의 주인인 여러분께서 국민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곳간을 채우기 위해 한톨의 낱알이라도 주워담는 주인의 심정으로 국민의 지지를 담아내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앞으로 4개월 동안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 지난 4년동안 흘렸던 땀보다 더 많은 땀을 흘려야 합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의 헌신과 희생을 부탁합니다. 저도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저 박근혜 더 이상 잃을 것도, 얻을 것도 없는 사람입니다.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만 보고 가겠습니다.우리 정치를 바로잡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일에 저의 모든 것을 걸겠습니다.

그 길을 저와 함께 가 주십시오.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한나라당의 변화는 이제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첫째, 정치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치가 복원돼야 합니다.

요란한 구호보다 작은 것 하나라도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부터 실천해 가야 합니다.그 변화의 시작은 여야 정쟁때문에 잠자고 있는 민생법안과 예산을 챙기는 것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국민의 신뢰는 한번에 쉽게 얻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작지만 이렇게 기본에 충실할 때 잃었던 국민의 신뢰를 비로소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무늬만 바꿔서 국민의 신뢰 받겠다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너진 중산층을 복원하고 사회 각 분야의 불평등 구조를 혁파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둘째로, 소통과 화합의 길을 열어야 합니다.

지금 계층간 세대간 지역간 이념간 간극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대한민국의 공동체는 무너질 것입니다. 우리 경제를 약육강식의 정글이 아닌 공정한 시장으로 만들고, 누구나 기회앞 평등하고 경쟁 앞에 안전한 새로운 틀을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국민을 위한 정책이 불필요한 이념 싸움으로 변질돼서는 안될 것입니다.

셋째, 쇄신을 위해 누구와도 함께 해야 합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 행복이라는 대의에 동참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함께 하려고 합니다. 한나라당을 바꾸고, 우리 정치를 바꾸는 이 일을 저 혼자 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하고 국민과 함께 할 것입니다. 국민에게 길을 묻고 국민의 뜻에 따라 지금까지와는 분명히 다른 길을 갈 것입니다.

당원 동지여러분, 앞으로 비상대책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은 저를 비롯해서 한나라당의 구성원이 가진 일체의 기득권을 배제하고 모든 것을 국민 편에 서서 생각하고 결정하겠습니다.

그동안 우리 당과 어떤 관계에 있었든 가리지 않고 우리 사회의 상식을 배려하는 분들, 진정성을 갖고 국민을 위해 일하신 분들이라면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모셔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당원동지 여러분.

저는 정치의 본질을 안거낙업(安居樂業)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하고, 즐겁게 생업에 종사하게 한다는 말입니다.

그런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저는 짧지만 긴 여정을 시작합니다.

암흑 속에서 등대 하나만 보고 똑바로 가듯이 앞으로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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