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지분을 매수하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반대하고 나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과거 사례가 있었던 외국계 펀드의 ‘먹튀’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사진=뉴시스

미국 자산운용사인 엘리엇은 4일 장내 매수를 통해 삼성물산 주식 1112만5927주(지분 7.12%)를 확보하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제동을 걸었다. 삼성물산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했고 합병조건도 공정하지 않아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한다는 주장이다.

엘리엇은 이번 주식 매수로 국민연금(9.79%), 삼성SDI(7.39%)에 이어 3대 주주에 올랐다. 반면 삼성물산 오너보유지분은 이건희 삼성 회장 1.41% 뿐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물론 홍라희 관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은 보유지분이 없다.

단, 삼성SDI(7.39%)와 삼성화재(4.79%), 삼성생명(0.22%)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13.7%로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은 적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외국계펀드의 공격을 받은 과거가 있어, 이번 엘리엇의 합병반대 의견을 두고 삼성물산 주가를 높여 자신들의 자본 이익이 극대화될 때 주식을 매도하고 떠나는 ‘먹튀’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시선이 적지 않다.

2004년 영국계 헤르메스 펀드는 삼성물산 주식 5%를 매집하고는 삼성물산에 대한 인수합병(M&A) 가능성을 내비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주가를 띄워놓은 직후 거꾸로 지분을 모두 정리, 300억원 이상의 차익을 거두고 한국을 떠나 먹튀 논란을 일으켰다.

SK그룹도 2003년 챈들러 형제가 운영하는 소버린 자산운용이 SK그룹에 대해 경영권 공격을 벌였다. 소버린은 SK㈜ 주식 14.99%를 확보해 2대 주주에 오른 뒤 경영투명성 제고 등을 내세워 SK를 상대로 계열사 청산, 경영진 교체,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했다.

이에 맞서 SK 측은 1조원 가량의 비용을 투입해 어렵게 경영권을 지켜낼 수 있었으나, 대신 소버린은 1789억원에 산 주식을 1조1000억원을 상회하는 액수에 팔아 9000억원 넘는 시세차익을 챙겨 논란이 인 바 있다.

 

저작권자 © 뉴스엔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