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장 사흘만에 또 사고 발생

 

[뉴스엔뷰]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에서 15일 작업 중이던 근로자가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롯데 측의 재발방지 약속과 노력이 무색하게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 출입이 통제된 화상 사고 현장(사진=뉴시스)

15일 오전 9시1분께 서울 송파구 신천동 제2롯데월드 쇼핑몰동 8층 EPS실에서 부스덕트 교체 작업 중 불꽃이 튀어 작업자 2명이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2일 정식 재개장 이후 불과 사흘 만이다.

이에 제2롯데월드관리위원회는 현장소장을 교체하고 현장 안전관리 담당자를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에 따라 퇴출하는 한편 안전조치 소홀로 사고가 발생한 파트너사에게는 6개월간 롯데건설의 모든 신규 공사의 입찰을 제한하기로 조치했다.

▲ (사진=뉴시스)

1994년 추진되기 시작해 항공기안전문제로 국방부와의 마찰을 빗는 등 우여곡절 끝에 2009년 착공한 제2롯데월드는 하청업체의 도산으로 건설 도중에 공정이 바뀌고 메가칼럼에 균열이 발생해 부실공사 논란이 일었다.

결국 2013년 6월 자동상승거푸집 구조물 추락으로 1명이 숨지고 5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발생하며 안전관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또 지난해 4월에는 캐주얼동 12층 옥상에서 배관작업 중 냉각수 배관 폭발로 작업자가 사망했고 8개월 뒤인 작년 12월 16일 콘서트홀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가 바닥으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나 현장 관리·감독 태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외에도 2013년 10월 철재 파이프가 떨어져 행인이 다쳤고 지난해 4월 컨테이너 박스에 화재가 발생했으며, 출입문이 이탈해 고객을 덮치는 사고도 두 차례 발생해 시민들이 불안에 떨기도 했다.

더불어 지난해 10월 롯데월드몰 5, 6층 식당가 바닥에서 균열이 발견되고 며칠 후 에비뉴엘관 8층 천장에서도 균열이 발생했으며 12월 3일 아쿠아리움 수중 터널에도 균열이 생겨 물이 새는 등 이곳저곳에서 발견되는 크고 작은 균열들과 12월 10일 영화 상영 중 발생한 진동으로 인해 부실공사 논란이 다시 부상,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16일 영화관·수족관에 대한 영업정지와 콘서트홀 공사 중단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 근처 석촌호수에서 15만톤의 호수물이 사라지며 수위가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나 ‘싱크홀 루머’가 확산됐다.

지하 암반층에 균열이 생겨 지하수가 빠져나가고 그 자리에 호수물이 유입돼 지반이 약해져 싱크홀이 발생, 건물이 붕괴될 것이라는 소문으로 롯데 측은 차수벽 3중설치 등의 방지책과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 루머를 일축했으나 이후 1년여가 지난 최근에도 석촌호수의 수위저하 현상은 계속되고 있어 이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은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 롯데월드몰 에비뉴엘관 천장 구조물에 발생한 균열(사진=뉴시스)

이러한 문제들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했다. 롯데월드몰을 찾는 방문객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조기개장 후 하루 평균 10만여 명에 달하던 방문객이 균열 등으로 인한 논란과 사고가 간헐적으로 이어지자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해 12월 서울시의 영업중단 조치로 영화관과 수족관 등이 문을 닫은 이후 5만여 명 정도에 그쳐 반토막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곧 롯데월드몰에 입점한 업체들에게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매출이 최고 50%까지 줄어들면서 매장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업체들이 제2롯데월드를 떠나게 됐다.

이로 인해 제2롯데월드는 실업이라는 또 하나의 부담을 짊어지게 됐다. 입점업체들이 종업원들을 줄이기 시작해 6000여 명에 달하던 종업원이 4800여 명으로 감소, 12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 대국민 사과하는 롯데그룹 사장단. 왼쪽부터 이 대표이사,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이사, 이동우 롯데월드 대표이사, 차원천 롯데시네마 대표이사(사진=뉴시스)

이에 롯데는 사고가 발생하고 논란이 일 때마다 수습에 나서 해명을 하고 재발방지를 다짐했다.

공사 현장에 추락방지 설비를 2중 3중으로 늘리고 통합방재실을 설치하는 등 안전설비를 확충했다. 식당가, 아쿠아리움 등의 균열과 진동으로 소동을 빚었던 영화관을 보수했고 석촌호수 수위 저하에 대한 조사에 나서 최근 그 원인을 파악했다.

또 내방객 감소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입점업체의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임대료와 외식 업체의 운영비를 면제하는 등 쇼핑몰 활성화를 위해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12월 17일 롯데물산 이원우 사장, 롯데건설 김치현 사장, 롯데월드 이동우 사장, 롯데시네마 차원천 사장 등 제2롯데월드와 관련된 롯데 계열사 대표들이 공사현장 근로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했고 그간의 사건·사고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했다.

이어 지난달 13일에는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집무실을 롯데월드타워로 이전하는 강수를 둔 바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전문가 자문회의, 현장 점검 등을 수차례 실시하고 지난 8일 영화관·수족관에 대한 영업재개와 공연장의 공사재개를 허가했다.

제2롯데월드가 재개장함에 따라 지난 9~10일 무료개방행사기간 동안 20만여명이 다녀가는 등 방문객수가 늘며 차츰 회복세를 보여 매출감소로 어려움을 겪던 입점업체와 주변 상권도 활기를 띄기 시작,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도 따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번 사고 역시 롯데 측이 안전문제에 자신감을 나타낸 후 발생한 것이라 여론은 좋지 않을 것으로 보여, 재개장 후 호조를 보이는 제2롯데월드에 영향을 미칠지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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