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진도 앞바다 맹골수도에 좌초한 세월호 인양이 확정되면서 인양 방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세월호는 수심 약 44m 아래에 좌현이 해저면에 닿은 상태로 놓여있다.

선체 상태는 선수가 북동쪽으로 약 53° 방향에 위치해 있으며 좌현 후미 부분은 충격에 의해 변형된 것으로 파악됐다.

선체 중량은 약 1만200t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류와 바닥면 흡착력 등 맹골수도 해역 여건을 감안하면 물속 최초 인양 중량은 8574t에 달한다. 여기에 선체속 물의 무게 등을 감안하면 총 1만t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필요한 인양장비 능력은 약 1만3400t 정도로 추정됐다. 하지만 국내외 단일 장비로는 이정도 무게를 견딜 장비가 없어서 1만t급과 8000t급 두 대를 조합해 인양에 나서기로 했다. 이 장비들의 인양 능력은 약 1만4400t가량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 세월호 선체외부 3차원 고해상 정밀탐사 결과, 현재(아래)와 원형(위) 비교./ 사진 = 국민안전처

정부는 선체 안에 실종자 9명(단원고 학생 4명, 교사 2명, 일반인 3명)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인양에 신중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인양 작업을 전담할 조직도 해수부 내에 꾸리기로 했다. 조직 규모는 과장급을 중심으로 약 10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박준권 해수부 항만국장은 22일 세월호 인양 관련 브리핑에서 "(세월호를) 인양했는데 (실종자가) 없을 수도 있고 있을 수도 있지만, 실종자들이 선체 내부에 있다고 추정하고 작업하고 있다"며 "우리들은 대부분 (실종자가) 다 안에 그대로 있다고 생각한다. 없다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기준 해수부 장관 역시 "선체인양 과정에서 실종자 유실방지를 위해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세월호 사고 해역의 어려운 여건을 감안해 국민 여러분이 우려하는 2차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대책을 마련해 안전하게 선체를 인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세월호 선체를 인양하는 것이 위험이나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분명히 했다.

인양 빙법은 실종자 유실이나 훼손·방지를 위해 '해상크레인+플로팅도크'방식을 이용한 통째 인양으로 결정했다.

통째 인양 방식이란 선체를 바로 세우지 않고 선체 측면과 해상크레인을 연결해 들어 올려 침몰 위치나 수심이 낮은 곳으로 이동해 플로팅도크를 이용해 최종 인양하는 방식이다. 즉, 현재 세월호가 침몰한 모양 그대로 93개의 인양점(Lifting Point)을 선으로 연결해 끌어올린 뒤 해상에서 배를 건조하기 위해 사용하는 '요(凹)' 모양의 플로팅도크 안에 넣어 적당한 장소로 옮기는 방식이다.

이규열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명예교수(해수부 기술검토 태스크포스 팀장)는 "크레인과 선체를 연결하는 (인양)점, 포인트가 93개다. 선수에는 침몰 직전 구멍이 나 있었고 그 안에 선수 트러스트라는 선박 조정 장치인 프로펠러가 들어있다. 거기에 체인 5개를 넣어서 크레인과 연결하게 된다"며 "배 앞쪽 앵커에 난 구멍에 500m 체인 다섯 가닥을 걸고 선미 쪽 선미 트러스트에 (체인을) 2개 걸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런 방식으로 앞쪽 체인 거는 곳 2곳, 선미 체인 거는 곳 2곳, 나머지 선체 쪽 튼튼한 곳에 약 90개의 구멍을 뚫어서 거기에 와이어로프를 걸 수 있는 장치를 끼워 넣고 준비 작업을 마치게 된다"며 "이후 인양 날짜를 정해서 크레인의 와이어와 선체에 부착된 와이어나 체인을 연결하면 인양준비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과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이 22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세월호 선체인양 결정'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면서 "(사전 준비작업이 끝나면) 인양을 할 때는 하루 정도 걸린다고 볼 수 있다. (인양을 하기 위해) 1년 정도 준비 작업이 걸린다"며 "대부분 50% 정도가 잠수작업이다. 인양설계는 계약 후 2~3개월 걸리는데 설계 과정에서 불확실한 요소나 위험요소를 모두 다 파악하고 거기에 대한 비상대책을 마련하도록 요구사항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하나 고려 대상이 선체의 무게중심이다. 세월호는 출항 당시 무게 중심이 선미로부터 60.35m였지만 사고 이후 화물 위치가 바뀌면서 선미로부터 54.96m∼58.34m까지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안전처는 침몰 당시 화물이 이동하지 않았을 경우 58.34m, 화물이 이동했을 경우 54.96m가량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주의깊게 분석하는 것은 선체 인양에서 무게중심을 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알아야 인양점을 확정할 수 있고 크레인 배치에도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항 당시 내부 화물 적재상태나 침몰 후 화물 위치변화 파악이 현재는 곤란한 상태다. 향후 인양설계를 할 때 장비운용 안정성 확보를 위한 세부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인양 작업은 50% 가량이 잠수작업에 의존해야 한다. 안전처는 세월호가 침몰한 곳의 연간 잠수작업 가능일수는 약 208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10일까지의 수중수색 경험에 따른 결과다. 잠수 제한 기준은 파고 2m에 풍속 10m/sec 이하로 설정해 산출된 것이다.

안전처는 11∼2월, 7∼8월께는 북서계절풍에 의한 풍랑, 태풍 등으로 잠수작업일수가 적고, 3∼6월, 9∼10월이 작업일수가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올해 1~2월 조사 결과 맹골수도 해역 여건은 수심 44m, 유속 0.19∼1.27m/sec, 수중시야 0.2∼1.0m였다.

잠수사의 하루 잠수가능시간은 잠수가 가능한 날의 월령(대조기·중조기·소조기)별 물때에 따라 산정했다. 대조기 2시간, 중조기 5시간, 소조기 8시간 정도 가능한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세월호 인양 기술검토 과정에서 남은 실종자 유실방지 대책을 최우선 고려해 인양방법을 결정했다. 당초 절단인양과 통째인양방식을 검토했으며 실종자 유실 가능성이 높은 절단인양은 결정과정에서 배제됐다.

또 선체를 바로 세워서 인양하는 것과 현 상태 그대로 측면 인양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며 상부 객실 파손으로 실종자 유실 가능성이 높은 선체 바로 세우기도 배제했다.

또한 인양 안전성과 수색 편의성을 위해 수심이 낮고 수중 가시거리가 높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인양이 결정돼 기술제안서를 요청할 때도 실종자 유실방지대책을 최우선 수립하도록 했다.

실종자 유실방지대책 수립을 위해 잠수사가 선체상태를 직접 조사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하지 못했다. 수중 잠수조사를 위해서는 3월 이후에나 가능해 기술검토 과정에서 현장 잠수조사를 제외했기 때문이다.

▲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께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남서방 1.7마일 해상에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852t급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가운데 해경과 군당국이 헬기와 경비정, 특수요원 등을 동원해 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월호 선체에 남아있는 기름 제거 방안도 마련했다. 침몰당시 세월호에는 연료유 등 약 221㎘(선박연료 약 214㎘, 차량 185대 연료 약 7.4㎘) 정도의 유류가 적재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남은 기름은 194㎘(약 1000드럼) 정도로 예상된다.

정부는 해양환경 보호와 어업인 피해를 막기 위해 선체 인양작업 과정에서 장비투입 후 1단계로 남은 기름을 제거하기로 했다. 방식은 세월호 침몰지점 주변의 강조류와 열악한 시계를 감안해 잠수사가 천공장비(Hottap)를 활용해 회수하기로 했다. 이 방식은 2011년에 유조선 경신호의 기름을 회수할 때 사용한 것이다.

정부는 맹골수도의 날씨와 현장 조건에 따라 인양비용이 1000억∼1500억원가량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양 기간 역시 1년∼1년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평균적인 기상상태일 경우 기술적 성공 시 12개월이 걸리고 비용은 10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상태가 악화되거나 부분적 기술 실패 시 18개월이 걸리고 비용은 1500억원으로 추정했다.

특히 인양 작업 중에 심각한 기술적 실패가 발생할 경우 20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계약방법이나 계약조건·입찰결과·사용 장비 및 수급여건 등에 따라 인양비용에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연중 기상상태의 급격한 악화나 전면적인 인양 실패 시 비용과 기간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이처럼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하는 이유는 맹골수도와 같은 해역에서 세월호 규모의 대형 선박을 수중에서 통째로 인양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외국의 사례만 봐도 대부분 인양하지 않았지만 항행 장애물이나 심각한 해양오염이 우려될 경우에는 인양했다. 이마저도 대부분 여러 조각으로 절단해 인양했다.

실제로 1987년 침몰해 194명이 사망한 '헤럴드 어브 프리 엔터프라이즈'(Herald of Free Enterprise)호는 고철 처리됐다. 2012년 침몰해 32명이 사망한 호화유람선인 '코스타 콘코르디아'(MS Costa Concordia)호는 고철 처리할 예정이다. 이들은 침몰 후 선체가 수면 밖으로 나와 있는 경우였다.

세월호 실종자를 온전히 찾기 위해 통째 인양 방식을 선택하고 사전 설계를 단단히 한다고는 하지만 위험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정부는 통째 인양 방법을 쓸 경우 선체의 인양점이 파괴되거나 휘어져 반 토막 날 가능성도 감안하고 있다. 이로 인한 인양장비 파손 등 2차 위험도 상존한다는 것이다.

특히 세월호 선체가 20년 이상 지나 낡고 부식이 된 상태고 측면 구조체의 견디는 힘이 약화된 데다 선체 내부 화물이 이동해 무게중심에 변화가 있을 수 있어서 이같은 우려를 완전히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또 통째 인양하는 실제 사례가 없어 명확한 검증도 어렵고 실제 맹골수도 해역에서 예측치 못한 돌발 상황이 생겨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한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뻘로 이뤄진 바닥 때문에 시야 확보가 불투명하고 선체 내부 붕괴로 다수의 인양점(93지점)을 잇기 위한 수중작업이 정확히 이뤄지기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류가 센 탓에 인양점 93개 와이어(체인)가 꼬일 수도 있고 기상악화로 인해 장비가 피항할 경우 다시 작업해야 할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인양업체를 선정한 뒤 추가로 이같은 위험이나 불확실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준권 해수부 항만국장은 "세월호 규모의 선박을 통째로 맹골수도의 악조건에서 들어 올린 사례가 없다. 실제 현장에서 일어나는 불확실성, 돌발사항이 앞으로 인양작업의 성공 엽부를 결정할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전담 조직을 꾸려서 안전관리나 실종자 수습 대책, 기술제안요청서를 작성하고 계약 조건 등과 같은 작업을 뒷받침 하겠다"고 말했다.

박인용 안전처 장관은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결정에 따라 인양과 관련된 부처별로 맡은 역할을 충실히 준비해 세월호 선체인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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