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12일 무기중개업체로 일광공영의 계열사인 솔브레인 조모(49) 이사를 체포했다.

합수단은 또 이날 오후 이규태(66) 일광공영 회장 등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합수단은 지난 11일 오전 서울시 성북구 돈암동에 있는 무기중개업체 일광공영을 압수수색하고 이를 통해 무기중개사업 내부문건과 회계장부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규태(66) 일광공영 회장/사진=뉴시스

합수단에 따르면 조 이사는 공군 전자전훈련장비(EWTS) 납품 과정에서 이 회장 등과 공모해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납품대금을 부풀려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EWTS는 적의 요격기와 지대공 유도탄, 대공포 등 대공 위협으로부터 조종사의 생존 능력을 높이는 전자방해 훈련장비로 2009년 4월 1300억원 정도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솔브레인은 EWTS를 납품하는 터키 하벨산사(社)의 국내 협력업체로 선정된 SK C&C로부터 수주물량 일부를 재하도급을 받아 장비부품을 납품했다.

합수단은 조 이사가 납품 과정에서 질이 떨어지는 저가 부품을 사용하고도 실제 단가보다 비싸게 부풀려 납품대금을 속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 서울 성북구 일광그룹 본사/사진=뉴시스

합수단은 하벨산의 무기거래를 중개한 일광공영이 SK C&C의 하도급 물량을 계열사인 솔브레인과 일진하이테크에 몰아준 정황을 잡고 이 회장이 부당하게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합수단은 전날 이 회장과 함께 공군 예비역 준장 출신 권모(61·공사24기)씨를 체포했다.

권씨는 2007년 9월~2009년 12월 SK C&C 상무(전문위원)로 재직한 후 지난해 11월부터 일진하이테크 고문을 맡고 있다.

합수단은 권씨가 이 회장과 공모해 하벨산사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SK C&C가 일진하이테크에 재하도급을 주는 과정에서 납품대금을 부풀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합수단은 이 회장 주도하에 EWTS 사업비 규모를 당초 5100만달러에서 9600만달러로 부풀리고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4600만달러를 가로챈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솔브레인, 일진하이테크 등 일광공영 계열사들이 EWTS 납품에 필요한 장비를 공급하기 위해 연구개발비를 받아놓고도 실제 연구개발은 하지 않고 자금을 횡령, 유용했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이미 합수단은 SK C&C 관계자 등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연구개발 자금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은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회장은 옛 소련에 제공한 경협차관 일부를 러시아제 무기로 상환받는 '불곰사업'을 추진하면서 중개수수료 등 800만 달러를 횡령한 혐의로 2009년 구속기소돼 1·2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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