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대학들이 쓰지 않고 쌓아둔 '누적 적립금'이 12조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대학알리미에 공시한 전국 4년제 대학과 전문대, 대학원대학교의 2013 회계연도 교비회계와 법인회계를 분석한 결과 누적 적립금 총액은 11조8171억원에 달했다.

이 중 4년제 사립대는 9조2559억원, 전문대 2조5117억원, 대학원대 495억원이다.

 
특히 수도권 사립대의 적립금 규모가 과도해 장학금 지급, 등록금 인하 등 학생 여건 개선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별 적립금을 살펴보면 이화여대의 누적 적립금이 820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연세대(6651원), 홍익대(6641억원), 수원대(3367억원)의 순이었다.

다음으로 고려대(3096억원), 청주대(2928억원), 동덕여대(2495억원), 성균관대(2482억원), 계명대(2287억원), 덕성여대(2259억원), 숙명여대(2170억원) 등도 2000억원이 넘는 적립금을 쌓아두고 있었다.

적립금 규모 상위권에 있는 대학 가운데 교육부의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지정된 청주대와 덕성여대가 포함되어 있어 비판이 예상된다.

▲ 사진=뉴시스

반면 경주대, 서남대, 차의과학대 등 15개 4년제 사립대학은 적립금이 한 푼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대 중에는 경복대의 적립금이 92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수원과학대(861억원), 연성대(826억원), 경인여대(787억원), 인하공업전문대(768억원), 영진전문대(686억원), 마산대(684억원), 서일대(674억원),진주보건대(664억원), 부천대(659억원) 등의 순이었다.

이 처럼 대학들이 많은 적립금을 쌓아둘 수 있는 것은 적립금 한도액이 정해져 있고 관련 법령을 어겼을 경우에 대한 강력한 제재 조치도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사립대들이 무분별하게 적립금을 쌓는 관행을 막기 위해 '사립학교법' 일부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대학이 적립금 운용계획을 부실하게 세우거나 규정을 어겨도 제재수단이 없어 무분별한 적립금 누적 관행은 여전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학교육연구소 관계자는 "과도한 적립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립금의 목적만 지정할 게 아니라 적립금 한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대책으로는 대학들의 등록금 장사 관행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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