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시스

[뉴스엔뷰] 국내 100대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 등급 차이가 국내평가사와 국제평가사 간에 최대 8단계나 벌어지는 등, 괴리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기준 국내 100대 기업의 국내외 신용평가 등급(5월 기준)을 조사한 결과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신용평가를 받은 33개 기업의 국내 평가 등급은 평균 'AA+(조정수치 1.6)'인 반면, 해외에서는 'A-(6.8)'를 받아 등급 괴리가 5.2에 달해, 국내 신용 등급이 해외보다 24% 가량 고평가된 것으로 드러났다.

33개 기업 중 공기업과 은행을 제외한 18개 민간 기업만 간추리면 격차가 더욱 커져, 국내 신평사 평균 등급은 'AA+(2.2)'이나 해외에서는 'BBB+(8.5)'를 받아 국내·외 괴리가 6.3RK지 벌어진다.

국내 평가사는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3사, 해외 평가는 무디스, 스탠다드앤푸어스(S&P), 피치 등 3사의 등급평가 평균치를 기준으로 했다.

이중 차이가 가장 큰 기업은 최근 'AAA(1)'등급에서 한 단계 낮아져 'AA+(2)'가 된 포스코로 해외 평가 등급 평균 조정수치가 국내보다 8계단 낮은 9등급을 보였다. 포스코는 무디스 Baa2(9), S&P BBB+(8), 피치 BBB(9)를 받았다.

또한 GS칼텍스 역시 국내에서 AA+로 2등급이지만 무디스와 S&P에서 10등급인 Baa3과 BBB-를 받아 8계단 차이가 났고, 현대차, LG전자, 에쓰-오일, 롯데쇼핑, SK하이닉스, 현대제철 등이 국내에서 AAA(1)~A+(5)의 등급을 받았지만 해외에서는 BBB+(8)~Ba2(12)에 그쳐 7계단 차이를 보였다.

이외에도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KT, SK텔레콤, SK종합화학, 이마트, 포스코건설, SK E&S 등은 국내 평가 최소 등급이 AA-(4)였으나, 해외의 경우 BBB-(10)로 6계단 벌어졌다.

LG화학은 국내에서 2등급인 AA+를 받았고 무디스에서 A3(7), S&P에서 A-(7)의 등급을 받아, 18개 기업 중 가장 작은 5계단 차이를 보였다.

공기업 및 은행 중에서는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은 국내(AAA)와 해외(AA-(4)~A+(5)) 간에 3계단 차이를 보였고, 국민은행을 비롯해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외환은행 등 시중은행 역시 국내에서 AAA(1)를 받았고 해외에서는 A1(5)에서 A-(7)까지 평균 6등급을 받았다.

또 한국전력공사, 가스공사, 토지주택공사, 도로공사 등 국내서 AAA를 받은 공기업은 해외에서 4계단 낮은 평균 5등급(AA-~A+)을 받았다.

한편, 100대 기업 중 국내 신용 평가를 받은 곳은 78개사였으며, 이중 20개사가 1등급(AAA)을 받았으나, 해외에선 1등급을 받은 기업은 전무했고,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4등급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대중공업,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물산, LG디스플레이, SK네트웍스, 현대오일뱅크, 두산중공업 등 45개 회사는 국내 신용평가사에서만 신용등급을 받아 해외 평가 이력이 없고, 삼성전자, SK이노베이션, 삼성화재해상보험, 현대글로비스 등 8개 회사는 국제 신평사에서만 평가를 받아 국내 등급과의 비교치가 없다.

이처럼 신용평가에서 국내·외 평가사 간에 차이를 보이는 것은 국내 평가사의 경우 해당 기업의 국내 경쟁력만을 따지고 채무상환 능력을 평가할 때도 모회사의 지원 등 기업집단을 형성하고 있는 한국 대기업의 특수성을 고려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국내·외 신용평가 간극이 큰 것은 우리 기업이 해외 국채시장에서 낮게 평가되는 탓도 있지만, 평가 수수료가 국내 신평사의 주 수입원이고 대기업이 기업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보니 기업의 입김이 평가에 어느 정도는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율에 맡겨진 신용평가 시장이지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 미국이 도입한 등급 감시시스템 등 최소한의 방어책이라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엔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